[르포] "폭탄돌리기식 낙인찍기"...성신여대 최종 탈락, 학생들 '분통'
교육부 기본역량진단 결과 확정
성신여대·인하대 비롯 52개 대학 탈락
학생들 "무분별한 낙인 고리 끊어져야", "포기하지 않고 연대"
성신여대 측 "가장 큰 피해 받는 건 학생들..강경 대응할 것"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교육부의 폭탄돌리기식 낙인찍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교육부가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기본역량진단) 가결과를 3일 오전 최종 확정했다. 탈락한 52개 대학 중에는 성신여대, 인하대, 성공회대 등 수도권 대학이 11곳 포함됐다. 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성신여자대학교 수정캠퍼스 운동장에서 만난 간호학과 최모(23)씨는 교육부의 결정에 강한 의문를 표하며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평가기준과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의 알 권리"라며 "교육부가 '폭탄돌리기'식으로 무분별하게 대학을 선정한다고 느껴진다. 이런 피해의 고리가 끊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대학구조개혁위원회(구조개혁위)는 지난달 17일 발표한 기본역량진단 가결과를 그대로 최종 확정했다. 이로 인해 성신여대를 비롯한 탈락 대학 52개 대학은 연간 수십억에 달하는 국고 예산을 지원받을 수 없게 됐다.
김규원 구조개혁위원장(경북대 교수)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본역량진단이 공정하고 타당하게 실시됐음을 재확인했다"며 "최종 결과를 기존에 발표한 가결과와 동일하게 확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성신여대 학생들은 "당황스럽고 어이없다"며 본교 학생들이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계속해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근로장학생 근무를 위해 학교에 방문한 학생 김모(21)씨는 "어이없고 당황스럽다"며 "학교를 다니면서 한번도 어디 가서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 학교는 심지어 얼마 전 (교육부가 추진하는) 사학혁신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번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학생들은 가결과 발표를 뒤집기 위해 다양한 학생연대운동을 펼쳐왔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가결과 발표가 있던 지난달 17일부터 '대학 기본역량진단 가결과 규탄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다른 일부 학생들은 서울 광화문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했다.
학생들은 개강을 앞둔 날짜까지 학교 건물에 포스트잇을 통해 의견을 표출하고, 트위터 등 사회관계서비스망(SNS)를 통해 '#성신은_수정을_원한다'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연대하기도 했다. 또 영상 편집에 능한 학우들은 학교 유튜브 채널에 교육부가 발표한 가결과를 규탄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최씨는 "교육부는 겉으로 보이는 상황만 보고 (학생들이) 개강 후에는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겠지만, 학생뿐 아니라 동문, 교수, 교직원 선생님까지 모두 이번 결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절대 이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하는 학생으로서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앞으로도 투쟁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공예과에 재학하는 장모(24)씨는 "교육부는 심사기준조차 명확하게 공개를 하지 않았다"며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매도를 당한 것 같다"고 호소했다.
장씨는 이어 "어제까지도 감사 청원을 위한 서명에 참여했다. 학교가 힘을 합쳐,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결과를 바꾸려고 노력했는데 정말 유감스럽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결과를 바로잡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성신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교수대의원회, 직원노동조합, 총동창회 등 4주체를 모아 수정캠퍼스 운동장에서 단체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성신여대 학생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성신여대 측은 교육부의 이번 결정에 납득하기 어려우며,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교육부의 획일화된 평가 방식뿐만 아니라 이의신청 과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번 일반재정지원 대학 미선정에 따라 재정지원의 한계, 대학의 이미지 실추 등 대학은 장기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반면 이의신청은 상당히 제한적인 범위로 진행돼 이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이 많다"고 주장했다.
양보경 성신여대 총장은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환경에서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화된 평가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건 우리 학생들"이라며 "실추된 명예 회복을 위해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대학별 제출한 이의신청에 대한 수용 여부는 이의신청처리소위원회, 대학진단관리위원회, 대학구조개혁위원회 등 3단계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며 "사전에 확정된 진단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며 공정하고 타당하게 실시됐음이 재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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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에 탈락한 대학들이 일반재정지원 사업에서만 제외됐을 뿐 다른 재정지원 사업 신청이나 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에는 자격 제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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