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초 디저트 담은 도자기 인기
전통 도예기법 '연리문' 마블 느낌 줘

자신만의 디자인 작품 만족도 커
인스타 입소문 타고 팔로어 7만명

비대면 시대 '홈키트 세트'도 인기

'mwm' 내부 모습. 최수지 대표가 직접 빚은 도자기가 가게 곳곳에 전시돼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mwm' 내부 모습. 최수지 대표가 직접 빚은 도자기가 가게 곳곳에 전시돼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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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굳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공자님 말씀을 떠올릴 필요도 없다.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최근 들어 유행하듯, 옛것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Newtro)’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문화적인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최근 서울 곳곳에 숨겨진 뉴트로 감성이 담긴 장소가 속속 재발견되고, 이곳을 찾아나서는 이들이 넘쳐날 정도다. 그중 을지로는 대표적인 뉴트로 성지로 꼽힌다. 낡은 인쇄소와 철공소로 가득해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었던 을지로는 몇 년 새 상권이 발달하면서 이른바 ‘힙(Hip)지로’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허름한 건물 속 숨어있는 ‘핫’한 가게를 찾기 위해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을 이곳에선 쉽게 볼 수 있다. 이렇다 할 간판 하나 없는 가게도 많은데, 젊은층에겐 오히려 찾는 재미를 준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번에 둘러본 곳은 카페와 도자기 공방이 어우러져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인스타그래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지 오래, 계정 팔로워 7만명이 넘는 카페 겸 세라믹 스튜디오 ‘mwm’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을지로 3가역 11번 출구에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이곳에 닿는다. 허름한 건물 안에 조용히 숨어든 아지트 같은 느낌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탓에 가게가 위치한 4층까지 한계단 한계단 오르다 보면 한여름 더위에 땀이 맺힌다. 새하얗게 칠해진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다란 창 너머로 쏟아지는 햇살이 손님을 맞이한다. 가게 곳곳에는 각양각색의 도자기들이 자리하고 있다.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그릇부터 독특한 색채가 돋보이는 도자기 컵, 귀여운 동물 모양의 인텐스 홀더 등 다양한 도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간 한가운데는 8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널찍한 원목 테이블이 구비돼 있는데, 이곳에서 도자기 클래스가 열린다.

최수지 대표가 만든 그릇들. 독특한 색감이 눈길을 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최수지 대표가 만든 그릇들. 독특한 색감이 눈길을 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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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엉망(mess we made)’이란 뜻을 담은 mwm은 2018년 3월 도자기를 빚는 최수지 대표(34)와 사진을 찍는 전수만 대표(34)가 의기투합해 만든 공간이다. 작업실 겸 카페로 가게를 시작한 최 대표는 “우리는 각자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둘이서 함께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 ‘그럼 엉망으로 만들자’는 생각에 mwm이라는 가게 이름을 짓게 됐다”고 했다.


지금은 힙지로를 대표하는 카페 중 하나지만, 처음부터 입소문이 난 건 아니었다. 가게가 유명해진 일등 공신에는 최 대표가 직접 빚은 도자기 덕이 컸다. 대학생 때 도예를 전공했던 그는 개업 초기부터 직접 만든 그릇에 디저트 등을 담아냈다. 독특한 색감에 하나둘 관심을 보이던 손님들은 도자기 구매를 문의하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기성품 느낌이 나지 않아서인지 도자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도자기는 미묘한 차이로도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며 “디테일에 따라 색깔이나 모양 등이 달라질 수 있어 많은 부분에 신경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의 도자기가 이목을 끄는 비결은 도예기법과 연관 있다. 그는 소지(흙)에 도자용 안료를 섞어 원하는 색감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또 다른 색들을 첨가해 특유의 마블 느낌을 살린 그릇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자기는 다양한 색감이 섞여 있어 화려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준다. 최 대표는 “마블링은 ‘연리문’이라는 전통 도예기법 중 하나”라며 “청자토와 백자토 등 색이 다른 흙을 혼합하는 기법인데, 이를 현대화해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나아가 손님들에게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도자기를 빚는 데 많은 정성이 필요하고, 고온의 가마가 필수인 걸 감안하면 도예인이 아닌 이상 도자기를 직접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누구나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 최 대표는 “고객들의 다양하고 정확한 니즈를 충족하는 도자기를 만들 수는 없겠다는 생각에 클래스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커다란 창 너머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커다란 창 너머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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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클래스는 20·30세대에서 주로 인기가 높은데, 신청자 대부분이 도자기를 처음 만들어보는 이들이란다. 최 대표는 “머릿속에서 생각한 디자인을 직접 재현할 수 있다 보니 손님들이 느끼는 만족도가 크다”며 “또 정성이 들어간 작품이라 애정을 갖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집에서 도자기를 혼자 만들어 볼 수 있는 홈키트 또한 이목을 끈다. 미니 그릇, 인텐스 홀더 등을 직접 만들어 보내면 가게는 이를 가마에 구워 완성된 작품을 다시 손님에게 보내준다. 최 대표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도자기 클래스 예약을 취소하는 일이 잦았다”라며 “조그마한 도자기들은 집에서 충분히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아 홈키트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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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mwm의 저변을 넓혀가는 게 목표다. 그는 “도자기 공방만을 했다면 손님들에게 오히려 다가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커피를 마시면서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도자기에 관심을 갖게 되니 진입문턱이 훨씬 낮아진 느낌”이라며 “현재 코로나19 등으로 해외 진출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해외에서도 mwm 도자기만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라고 했다. 뜨거운 가마 속을 견뎌낸 도자기의 빛이 좀처럼 바래지 않는 것처럼 mwm이 펼쳐나갈 미래도 밝아 보인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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