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통령 암살 이후 권한대행 놓고 권력다툼 심화
대통령 암살직전 총리 지명자가 반발...적임자 놓고 논란
법적 근거도 불명확, 개헌 투표도 앞둔 상황...무정부상태 우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대통령 암살 사건 이후 정정불안이 심화된 아이티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를 놓고 권력암투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정을 책임진다며 내각을 장악한 클로드 조제프 임시총리와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직전 총리로 지명됐던 아리엘 앙리 지명자간 권력다툼이 본격화된 가운데 누가 정식 권한대행 적임자인지 가릴만한 법적 근거가 전무한 상태라 자칫 무정부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되기 직전 차기총리로 지명한 바 있는 의사 출신의 아리엘 앙리 박사는 최고 권력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그는 주요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조제프 임시총리가 아닌 내가 아이티를 이끌어야하며, 그에 부합할 새로운 내각을 꾸리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커졌다. 그는 "새 내각은 선거위원회도 새로 구성할 것이며 선거일도 다시 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9월26일로 예정된 아이티 대통령 선거일도 바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앙리 지명자의 행보에 대해 지난 7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당한 직후 국정 책임을 맡고 있는 조제프 임시총리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조제프 임시총리는 지난 4월 외교장관에서 임시 총리로 임명된 바 있는데 그의 원래 임기는 8일까지였고 이후 앙리 지명자가 신임총리가 되기로 결정됐었기 때문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단 현재 아이티 내각은 조제프 임시총리가 장악한 상태다. 지난 7일 관보 특별호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총리와 내각이 통치한다고 밝혔고, 마티아스 피에르 선거장관도 오는 9월 26일 대통령 및 의원 선거 때까지 조제프 총리가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제프 총리는 15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암살 이후 정부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불명확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티에는 대통령 유고시 대법원장이 권한을 승계하는 1987년 헌법과 의회가 투표를 통해 임시 대통령을 뽑는 2012년 개정 헌법이 있지만, 두 헌법에 적용할 정식 권한대행은 현재 모두 없는 상태다.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한데다 정국 혼란 속에 의회선거가 제때 치뤄지지 못해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임기가 끝난 상태라 오는 9월 총선 전까지 임시 대통령을 선출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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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이티 상원에서는 9일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을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할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했다고 발표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랑베르 의장도 하원의원들의 임기 종료로 하원이 폐원한 상태고, 상원 의원 역시 정원 30명 중 10명만 남은 상태라 임시대통령으로 선출이 불가능한 상태라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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