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라임 중징계 고비 넘긴 포용의 덕장 '오케이 진'
최근 라임 제재심서 경징계로 낮춰진 진옥동 신한은행장
소통의 리더십, 3연임 이어 회장 도전도 가능하게 돼
'성과' 보다는 '고객' 위한 신념으로 일류뱅크 이끄는 리더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2019년 3월, 신한은행호(號)를 이끌 수장으로 취임한 진옥동 행장은 고학력자가 넘쳐나는 금융권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은 최고경영자(CEO)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한은행에 입사해 은행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일본 오사카지점,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사장을 거친 신한금융그룹내 대표적인 일본통이자 앞서가는 디지털 전문가로 통한다. 신한은행장에 오른 뒤 디지털과 글로벌을 성장의 두 축으로 힘을 실은 이유도 그의 경력에서 나오는 자신감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연임(2년)에 성공한 진 행장은 최근 큰 고비를 넘겼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와 관련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사전 통보받은 문책경고에서 주의적 경고로 한단계 낮춰진 것이다. 중징계가 결정되면 그룹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금융사 임원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의 5단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문책경고 이상부터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중징계를 받으면 현직 임기 종료 후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된다. 다행히 경징계로 마무리되면서 진 행장은 3연임이나 금융지주 회장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리더십 공백 해소…3연임·금융지주회장 도전 지속
진 행장의 경징계에 신한은행도 크게 안도하고 있다. 당장 리더십 공백 우려가 해소돼서다. 진 행장은 은행 내부에서 소통하는 리더로 통한다. 특히 누구를 만나던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친화력은 최대 강점이다. 단순한 스킨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젊은 사고와 포용력으로 직원과 소통을 늘려가고 있다. 직원들과의 대화에서도 자주 ‘오케이’를 외쳤다. 리더의 긍정적이고 포용적인 모습에 직원들은 성의 ‘진’과 이름의 ‘옥’을 따서 ‘OK Jean(오케이 진)’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줬다.
친화력의 노력으로 진 행장은 직장인의 꿈인 ‘500클럽’을 앞두고 있다. 500클럽은 ‘500개월 동안 월급을 받는다’라는 의미다. 41년8개월간 회사를 다녀야 가능한 일이다.
진 행장은 ‘고객가치 최우선’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선 영업현장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발언이 ‘고객중심’이다. 맹목적인 ‘성과’를 쫒기보다 ‘고객 관점’에서 모든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 입장에서 기업의 수익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당장의 ‘실적’보다는 ‘고객신뢰’가 바탕이 된 ‘일류뱅크’가 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이 과정에서 설령 성과를 내지 못했더라도, 이를 ‘실패’로 볼 것이 아니라 ‘혁신의 과정’으로 인정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성과' 보다는 '고객' 위한 신념으로 일류뱅크 이끌어
진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을 위한 것인가, 미래를 위한 것인가, 두 가지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면 실패도 혁신의 과정으로 인정받아야 마땅하다"며 "과거 큰 성과를 거둔 방식이라 하더라도 기준에 어긋난다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진 행장은 고객중심 사업문화를 조성하는데 집중해 왔다. 지난해 도입한 ‘같이성장 평가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실적위주로 평가됐던 영업점의 평가체계 전반을 고객 관점에서 평가될 수 있도록 개편된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고객 관점에서 소비자보호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고객 보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하고, 각 지역본부에 ‘금융소비자보호 오피서’를 뒀다. 금융소비자보호 오피서는 영업점의 상품 판매 과정이 고객 관점에서 적정하게 이뤄졌는지를 상시 점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소비자보호 조직 개편…올바른 상품 판매 암행검사 시행
진 행장은 올바른 상품 판매문화를 확립하기 위한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도 도입했다. 미스터리 쇼핑(암행검사)를 시행하고 점수가 저조한 영업점에는 한 달 동안 투자 상품 판매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 조치다. 판매 정지 영업점은 1개월간 펀드·주가연계신탁(ELT) 등을 판매할 수 없다. 또 해당 영업점 상품 판매 담당 직원들은 투자 상품 판매 절차와 상품 정보에 대한 교육을 재이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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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행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직원 대상 유튜브 생방송에서 "세상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눠진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여러 국가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이 판가름날 것"이라며 "기업 역시 도태되지 않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며 리더가 직접 행동으로 신한의 가치가 무엇이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 지를 보여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큰 고비를 넘긴 진 행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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