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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미얀마 사태와 아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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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일 군부 쿠데타로 초래된 미얀마 사태가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민간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으로 사망자 수가 수백명에 달하면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대응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국가별로 정치체제가 상이한 만큼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아세안 회원국들의 초기 반응은 결이 달랐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구금인사의 석방을 촉구한 반면, 일부 회원국은 이번 사태가 미얀마 국내 문제라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은 쿠데타 발생 당일 의장국인 브루나이의 주도로 성명을 발표, 회원국들의 정치적 안정이 아세안 공동체의 평화와 안정·번영의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쿠데타 이전 상태로의 복귀를 촉구했다.


또 인도네시아의 노력으로 3월2일 개최된 아세안 비공식 외교장관회의에서 모든 당사자들이 건설적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고 실질적인 화해를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미얀마 사태 발생 후 한 달 만에 개최된 이 회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엇갈린다. 아세안 헌장상 내정불간섭 원칙에도 불구하고 특정 회원국의 국내 상황을 논의, 결과문서를 채택한 점을 긍정 평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외교장관을 대화상대로 인정한 데 대한 비판도 있다.


2006년과 2014년 발생했던 태국의 군사 쿠데타에 대해 아세안이 아무런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이번 아세안 비공식 외교장관회의 결과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아세안이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은 3월19일 인도네시아가 제안한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된다면 어떤 성과를 거둘지 두고 봐야 한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라는 주역 속 표현과 같이 사태의 지속 악화가 군부나 민주세력 모두에게 부담이 되어 결국 아세안이 촉구한 건설적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


국제사회의 호소와 제재로 일단 유혈사태가 중단되고, 양측이 대화 테이블에 앉게 되는 과정에서 아세안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물론 아세안이 그동안 특정 회원국의 국내 문제에 깊이 개입한 전례는 없다. 하지만 아세안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으로 인해 점차 아세안의 위상이 약화되고 내부 단합이 깨질 수도 있는 현 상황이 지속되는 건 아무도 원치 않을 것이다.


1967년 창설된 아세안은 그간 많은 위기를 극복해왔다. 성립 초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아세안은 이제 미국·중국·러시아·일본·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주요 행위자들과 역내 이슈를 논의하는 명실상부한 대표 지역기구가 됐다. 특히 아세안은 근래 태국발 금융위기와 태국-캄보디아 국경분쟁 등 많은 갈등과 위기를 극복하면서 성장해왔다.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50여년간 역내 평화와 안정의 유지에 기여해온 아세안이 미얀마 사태로 인해 다시금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신남방정책의 한 기둥이 평화인 만큼 아세안이 이 위기도 잘 극복해 성공적인 지역기구로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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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남 주아세안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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