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과로 누적으로 지병 악화돼 사망… 산재 인정돼"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과로에 시달리던 근로자가 앓고 있던 병이 악화돼 폐렴으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1일 대법원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폐렴으로 사망한 근로자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2014년 11월 택배회사 센터 운영과장 A씨는 병원에서 ‘미만성 막성사구체신염이 있는 신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신증후군은 신장이 제 기능을 못 해 다량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병이다.
하지만 A씨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에도 하루만 연차를 내고 곧바로 회사에 복귀해 12시간 근무를 했다.
하루 뒤 그는 갑자기 복부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신증후군의 합병증인 ‘신장정맥의 색전증 및 혈전증’을 진단받았다.
이후에도 12~13시간 근무를 반복한 그는 병세가 악화돼 2015년 1월 병원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고, 입원 후 집중치료 등을 받았지만 한 달도 안 돼 사망했다.
이에 A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 측은 ‘A씨의 사망 원인이 된 질병이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부지급 처분을 했고 유족은 해당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가 과로에 시달리다 사망한 것이라며 공단의 처분을 취소했다. 반면 2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사망 원인이 된 폐렴은 개인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발병 이후 안정 및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에도 업무에 즉시 복귀한 것은 택배센터의 업무부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치료 기간 중 업무 수행은 그에게 큰 육체적 부담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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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원심은 업무상 재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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