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지검장 사건 국수본 이첩되면 중앙지검이 관할… “셀프 결재, 코미디 같은 일”
공수처, 검찰에 국수본까지… 길 잃은 김학의 출금사건
김진욱 공수처장 “내일(12일) 발표할 것”
법조계, ‘수원지검 재이첩’ 관측 우세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 과정에서 허위공문서작성 등 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와 이 검사 등에 대한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수사 주체가 곧 결정된다.
이번 결정은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를 규정한 공수처법 제24조, 제25조의 해석에 있어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지난 3일 수원지검으로부터 두 사람에 대한 사건을 이첩받은 공수처는 ▲공수처 직접 수사 ▲수원지검 재이첩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이첩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해 왔다.
11일 김진욱 공수처장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이첩 여부 결정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내일(12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사건을 이첩받은 초기 “처장과 차장이 법조인이고 파견 수사관도 10명이 있어 공수처가 수사 능력이 아주 없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언급, 직접 수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후 검찰로의 재이첩과 경찰로의 이첩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히며 혼선을 야기했다.
법조계에서는 수원지검으로 재이첩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공수처법 제25조 2항이 ‘수사처 외의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그 수사기관의 장은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아직 공수처 검사 추천을 위한 인사위원회도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공수처가 당장 수사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이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한 날 낸 입장문에서 ‘처장은 피의자, 피해자, 사건의 내용과 규모 등에 비추어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해당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제24조 3항은 일반적 이첩규정이고 제25조 2항은 검사에 대한 특별규정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사건을 이첩받은 공수처가 다시 검찰로 사건을 재이첩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수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도록 한 제24조 3항을 재이첩을 배제한 조항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 처장 역시 검찰로의 재이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국수본으로 사건을 이첩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현직 검사 A씨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하급 공무원은 경찰이, 3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검찰이, 검사는 공수처가 수사하도록 했는데 이번 사건을 경찰로 보내면 이 같은 수사권 조정 규정 자체를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B씨는 “만약 국수본에서 이 지검장을 수사하게 되면 관할 검찰청이 경찰청을 관할하는 서울중앙지검이 된다”며 “가령 체포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려면 중앙지검에 해야 될 텐데 사건 관련자가 자기 사건을 보고받고 결재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검찰 내부 윤리강령 등에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사건의 경우 스스로 ‘회피’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지만, 중앙지검장에 대한 수사를 중앙지검에서 관여하는 상황이 부적절한 건 사실이다.
앞서 이 검사는 수원지검에 출석해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 지검장은 3번의 소환통보에 모두 불응한 채 2월 26일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다.
통상 검찰은 피의자가 3차례 소환통보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소환한다. 이 지검장은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해 2월 27일~3월 1일, 주말과 연휴 사이 편한 날, 편한 장소에서 조사를 받기로 수사팀과 일정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지검장은 2월 26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검찰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 요지를 공개하면서 본인 사건의 관할이 공수처에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원지검은 공수처법상 어느 단계에서 검사 관련 사건을 이첩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지만,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위법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때문에 사건이 수원지검으로 재이첩 될 경우 이 지검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 지검장과 이 검사가 공개적으로 공수처에서 수사받기를 원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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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출신 C변호사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검사장이나 검사가 자신이 소속된 검찰을 못 믿겠다고 공수처에서 수사해달라고 요청하는 꼴이 우습다”며 “두 사람이 기대하는 대로 공수처가 사건을 맡아 불기소 처분을 하거나 꼬리 자르기에 나설 경우 공수처는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휘말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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