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융합하면 더 강해진다]짝퉁 판별·코로나 대응…난제 해결사 등판
국가 디지털 대전환, AI로 날개 달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1. 대전 테크노파크에 위치한 한 실증랩에서는 이른바 '데이터 댐'을 이용해 불법 복제품을 잡는 인공지능(AI)이 개발돼 실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명품가방부터 시계, 스마트폰,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진품의 사진ㆍ도면 등 관련 데이터를 가공ㆍ학습함으로써 S급 짝퉁도 AI가 모두 찾아내는 방식이다. 지난 5년간 관세청에서 위조 상품 등으로 적발된 단속 실적은 약 970건. 정품가액으로는 무려 2조1000억원에 달한다.
#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병상 부족 등 의료 자원난이 현실화되자 AI를 활용한 감염병 예후예측 시스템, 중증 환자 분류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의 필요성도 재차 대두되고 있다. AI 융합 신규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주관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의 정명진 교수는 "AI를 통한 예후예측 시스템은 감염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해당 환자의 질환이 중증으로 진전될지를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중요 판단 근거"라며 "의료인력, 병상 등 효율적 의료자원 배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법 복제품 판독부터 감염병 대응까지 AI 융합을 통한 국가 디지털 대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해결이 어려운 산업ㆍ사회 이슈에 AI를 접목시킴으로써 문제 해결은 물론 새로운 가치까지 창출해내는 'AI+X'가 바로 그 핵심이다. AI 국가전략 공개 1주년을 맞아 그간 정부가 7대 주요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AI+X 프로젝트들도 하나둘 결실을 맺는 모습이다.
◆실증랩 구축하고 AI 알고리즘 개발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현재 AI+X 프로젝트는 ▲군의료 고도화 ▲해안경비 ▲국민안전 ▲불법 복제품 판독 ▲에너지 효율화 ▲지역특화산업 ▲신규 감염병 대응 등 7개 프로젝트 15개 세부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와 국민 체감도가 높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안전하게 가공ㆍ학습할 수 있는 실증랩을 구축하고, AI 알고리즘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관련 예산만 211억원이 투입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실증랩 5개소 구축을 완료, 운영 중"이라며 "안전한 실증랩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영상 진료 판독 시스템, 지능형 선박 식별 시스템, 불법 복제품 판독 시스템 등 총 15개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업, 기관들이 AI 융합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도 대규모로 구축했다. 국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에너지 소비를 절감, 효율화하기 위해 구축된 산업단지공장 생산설비별 에너지 소비데이터는 현재 6000만건에 달한다. 엑스레이, MRI 등 군 의료 관련 영상데이터는 50만건, 불법 복제품 판독을 위해 확보된 제품 데이터도 50만건가량이다.
◆불법 복제품도, 감염병도 AI가 찾아낸다
대표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불법 복제품을 판독할 수 있도록 한 AI+X프로젝트는 자동차, IT 제품, 생활가전, 이ㆍ미용품 등 주요 제품 분야에서 불법 복제품의 유입을 차단함으로써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세수 손실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세법상 상표권의 경우 수출입 통관 단계에서 육안으로도 대부분 식별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디자인권은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해 권리 보호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한 전 세계 위조품, 불법 복제품 거래 규모는 연간 575조원으로 전체 무역의 3.3%를 차지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세계무역 동향 중 주목할 부분은 자국 지식재산권(IP)을 보호하고 위조상품, 불법 복제품 무역을 방지하고자 하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최근 5년간 중국 내 K브랜드 상표의 무단 선점에 따른 피해액이 377억원 정도로 보고되는 등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지재권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 감염병 대응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도 AI 융합이 톡톡히 역할을 해내고 있다. 관련 시스템을 주관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등은 환자 정보와 감염병, 유전자 데이터를 학습해 환자 예후를 예측하고 AI 역학조사, 의료자원관리도 가능하도록 실증랩을 구축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존 행정적 차원의 코로나19 전염 방지 시스템의 한계를 첨단 AI 기술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AI 기반 의료산업군의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사회ㆍ경제적 면에서도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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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AI 융합 기술은 CCTV를 통한 국민안전체계 업그레이드, AI를 기반으로 과학화된 해안경계체계 구축, 에너지 효율화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공공기관에만 115만대가량 설치된 CCTV 영상 데이터는 치매 노인, 미아 등 사회적 약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산업단지 내 공장의 에너지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력 수요를 분산하고 설비를 최적화하는 작업도 가능하다. 이 경우 설비 이상 등을 미리 감지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막는 것도 가능해진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관련해 올해 30개 공장을 대상으로 4종 이상의 에너지 데이터를 가공한 데 이어 내년 실증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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