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멈춤법'…자영업자 고통 해결할 수 있나
임대인 재산권에 정부 개입…'위헌적 법안' 지적도
'영세 건물주' 생존권 우려도

서울 송파구의 한 번화가의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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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집합금지 기간에 임대료를 받지 않는 일명 '임대료 멈춤법' 추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벼랑 끝 내몰린 임차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이라는 우려와 비판도 있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 내용에 따르면 집합금지 업종에 대해 임대인이 차임(임차물 사용의 대가)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집합제한 업종에 대해서는 차임의 2분의 1 이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임대인에 대해서는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여신금융기관이 임대건물에 대한 담보대출의 상환 기간을 연장하거나 이자 상환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같은 개정안은 코로나19 사태로 집합금지·제한 조처가 내려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영업중단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국회에는 이미 비슷한 취지의 법안 4건이 발의돼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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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해당 법안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집합금지·제한 조치로 임차인의 고통과 부담이 크다"며 "이해당사자와 시민사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공정한 임대료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매출 급감에 임대료 부담까지 이어지는 것이 공정한 일인지에 대한 물음이 매우 뼈아프다"고 언급한 지 하루 만이다. 다만 청와대는 "(임대료 멈춤법과 관련해) 대통령 발언과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둘러싼 반론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소상공인 등 임차인의 고통은 공감하지만, 임대인들의 재산권을 무리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임대인 개인의 선택이 아닌 정부가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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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코로나 상황에서 다들 힘들지 않나, 임차인도 임대인도 모두 힘들다"면서 "그들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법안이 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임대인 재산권에 불이익이 발생해 아예 임차인과 계약을 끊을 수도 있지 않겠나"라면서 "재산권을 국가에서 관리하겠다는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50대 직장인 박 모씨는 "임차인을 떠나서 코로나 상황에서 힘든 사람들을 돕는 것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이렇게 법으로 강제해서 추진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대인이라고 다 잘사는 게 아니라 공동으로 건물을 운영하거나 생계형 건물주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 카페에도 이를 둘러싼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카페 한 회원은 "무조건 임대인한테 월세 받지 말라는 법을 만든다는 건 공산국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집합금지 과정 등을 언급하며 해당 법안 추진을 반대했다. 이 회원은 "국가가 영업정지를 했으니, 국가가 직접 손실보전을 해야 한다"면서 "국가가 임대인 뒤에 숨어버리는 모양새다. 평소보다 더 벌면 임대료를 더 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다른 나라의 '임대료 멈춤법' 상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피해를 본 임차인과 임대인을 동시에 보호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캐나다의 경우 임대인이 월 임대료를 75% 깎아주면, 정부가 월 임대료의 50%를 지원한다. 호주는 임차인이 매출 감소를 증명할 경우, 그 금액만큼 임대료의 깎아주거나 유예한다.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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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은 임대료 인하 의무화 방안 등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임대료 인하를 강제하기 위해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 발동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임대료 멈춤법'을 대표발의한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15일 MBC라디오에서 "코로나19가 더 가속화된다면 그런(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 부분도 열어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외국은 외부 원인 때문에 임대료를 낼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깎아주도록 의무화하는 제도가 있다"며 이른바 '임대료 제한법' 도입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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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만 민주당 원내부대표 의원도 BBS라디오에서 "(당내) 공감대가 많이 확산이 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급물살을 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정의당 장태수 대변인도 논평에서 "대통령 긴급재정명령을 통한 임대료 즉시 경감과 임대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포함한 대책을 대통령과 여야정당 대표 회동을 통해 모색하자"고 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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