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낙태죄 전면 폐지하라" 국회 청원 10만명 달성…상임위 회부
청원 마감 하루 앞두고 10만명 돌파
국회 보건복지위 등에 회부
낙태죄 '주수 제한' 정부 입법예고안에 맞불
기본소득당과 모두의 페미니즘 관계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보건복지부의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낙태죄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서 소관 상임위의 심사를 받게 됐다.
국회는 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낙태죄 전면 폐지와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에 관한 청원이 2020년 11월3일 7시49분 기준으로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및 관련 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됐다"고 밝혔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이내에 1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시민이 등록한 법안을 국회 심사대상으로 공식 접수하는 제도로 이번해 1월부터 시행됐다.
해당 청원은 지난달 5일 게시돼 청원 마감일을 하루 남기고 청원 요건인 10만명을 채웠다.
국회는 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낙태죄 전면 폐지와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에 관한 청원이 2020년 11월3일 7시49분 기준으로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및 관련 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됐다"고 밝혔다.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청원인은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판결하고 2020년 12월 31일을 법 개정시한으로 정했으나 정부는 무의미한 임신 주수에 관한 논의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낙태죄는 여성의 신체 주권뿐만 아니라 건강권도 위협하고 있으며, 여성을 경제적으로도 핍박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는 주수 제한 없이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고,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적인 법률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법률에서 '모성'·'낙태' 대신 '여성'·'임신중단 혹은 임신중지'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가짜 피임약 판매자 처벌 강화와 임신중단 유도약 수입허가, 임신중단 수술의 국민건강보험 보장 범위 포함도 제안했다.
청원인은 또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유산 유도제 '미프진'을 아직도 수입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에서 행해지는 임신중단 시술은 구시대적이며 자궁 천공의 위험이 있는 소파술을 주로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불법 및 가짜 약물 거래가 성행하고, 의료진들은 임신중지 시술 방법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낙태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지적했다. 청원인은 "음지에서 이루어진 임신중절 수술 비용은 30~50만 원 미만 41.7%, 50~100만 원 미만 32.1%로 그 범위가 넓었는데, 이는 '부르는 게 값'이었던 현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낙태죄를 둘러싼 논쟁은 1953년 법이 제정된 이후 66년간 이어져 왔다. 낙태죄 찬성과 반대는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과 출산 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어느 쪽을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엇갈렸다.
그러다 지난해 4월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논쟁이 심화됐다. 헌법재판소는 위헌성은 인정하지만,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대체 법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현행 법률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헌재는 2020년 12월31일까지 국회에서 낙태법(모자보건법)을 개정하도록 주문했다. 개정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전면 폐지해야 한다.
이후 국회와 정부는 관련 논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채 지지부진하다 올해 10월7일에야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14주 이내엔 조건 없이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낙태죄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 정부가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7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낙태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왼쪽)과 낙태죄 전면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이 시위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로써 낙태죄 논쟁은 다시 불이 붙었고, 의료계(산부인과단체)와 여성계, 종교계 등은 각각 다른 이유로 정부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먼저 의료계는 자유로운 임신 중단이 가능한 '허용 범위' 설정을 문제로 지적했다. 정부는 '14주 이내'에 제한 없는 낙태를 허용했으나, 의료계는 산모 안전을 위해 '10주 이내'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신 10주 이후는 태아의 장기와 뼈가 상당히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임신 10주 이후의 낙태 시술은 추후 산모에게 난임, 유산, 조산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낙태죄 폐지 요구 퍼포먼스.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낙태죄 폐지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 학생들이 낙태죄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종교계에서는 '낙태죄'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교계는 생명 존중의 종교적 가치를 들어 '태아부터 생명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전학적 문제, 성폭행, 임신부의 건강 등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한 모자보건법을 들어 "낙태 처벌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낙태를 처벌하지 않으면 낙태가 만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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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여성계는 낙태죄 자체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여성계는 "낙태죄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원치 않는 임신 유지와 출산을 강제할 경우 여성의 생물학적, 정신적 건강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여성계는 또 낙태죄 처벌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들어, 낙태죄 유지가 태아나 여성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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