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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수급지수 19년 만에 최악…해결책 못찾는 정부

최종수정 2020.11.02 06:48 기사입력 2020.10.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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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전국 전세수급지수 2001년 이후 최고
서울, 수도권, 지방광역시 모두 공급 부족
文대통령 '기필코 안정' 외쳤지만 답 없어
지분적립형, 중형 공공임대 확대 거론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비어 있는 매물정보란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비어 있는 매물정보란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나타내는 민간 통계 지표가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임대차2법 시행 이후 크게 확산하기 시작한 전세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187.0)보다 4.1포인트 상승한 191.1로 집계됐다. 월별 기준으로 따졌을 때 2001년 8월(193.7) 이후 19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0~200범위에서 표현되는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전국 표본 중개업소에 대한 설문을 통해 추출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의미한다.


지난해 100 밑이었던 지수, 결국 190 돌파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97.9를 기록해 100 아래를 밑돌았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해 5월 160을 넘겼다. 지난 7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2법이 시행되고 나서는 180 수준을 돌파했고, 이달 190도 넘어섰다.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살게되는 세입자가 늘면서 신규 전세 물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전세 공급 부족 현상은 서울 뿐 아니라 경기, 지방광역시 등에서도 나타났다.

우선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전달(189.3)보다 2.4포인트 올랐다.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강북(190.5)보다는 강남(193.0)의 전세 물량이 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194.0을 기록해 2013년 9월(195.0) 이후 7년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경기도는 195.7로 집계돼 KB국민은행이 이 조사에서 경기도 통계를 따로 추출하기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방 주요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186.4)과 울산(189.9)을 제외하고는 모두 190을 넘겼다.


인천은 194.1로 지난달보다 5.8포인트 올라 2015년 5월 이후 전세 공급이 가장 적었고, 대구는 197.1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광주는 196.1, 울산은 189.9로 각각 9년7개월, 9년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대전(191.0)은 3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세난 해결' 외쳤지만 뾰족한 수 없는 정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계속된 전세난으로 서민들의 고통과 원성이 커지자 정부는 추가대책 발표를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8일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며 "전세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언급된 주요 부동산 대책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과 '중형 공공임대주택' 도입이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분양자가 최초 분양 시 토지·건물 지분의 20~25%만 취득하고 입주한 후 4년마다 10~15%씩 지분을 균등하게 취득해 20~30년 후 주택을 100% 소유하게 되는 방식이다. 지분을 모두 확보하기 전까진 공공지분에 대해 임대료를 내야 한다.


자산이 부족한 서민이나 신혼부부 등이 주택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분 매입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할 경우 지분율에 따라 공공과 개인이 수익을 나눠야 하고, 그 기간동안 임대료도 내야 해 단점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2023년부터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전세난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어렵다.


정부는 현재 60㎡ 이하로만 공급되는 기존 건설 공공임대에 85㎡(전용면적) 30평형대 중형 임대주택을 넣어 중산층 임차 수요를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재정투입 확대와 공공임대주택 소득기준 조정 등에 대해 막바지 협의 중이다. 정부는 공공재건축에서 조합이 용적률 인센티브의 대가로 지어서 기부채납하는 주택의 전용면적을 85㎡까지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다만 이 역시 임대주택이 아닌 '내집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현재 부족한 민간 전세 물량을 완벽히 대체하기도 한계가 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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