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위반시 과태료 10만원…단속 실효성 있을까
13일부터 감염병예방법 시행…내달부터 행정명령 위반 시 과태료 부과
시민들 "이제와서" "실효성 없을 듯" 반발
전문가 "손발 안 맞는 조치…정부, 큰 그림 내놔야"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조정된 가운데, 개정 감염병예방법 시행에 따라 내달부터 시설이용 시 명부 미작성,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수칙을 위반한 시설의 업주와 손님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실효성 논란과 함께 과잉행정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전문가는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12시부터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수도권에서는 일부 강화된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정부는 감염병 예방 관련 행정명령을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한 감염병예방법을 1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브리핑에서 "각 방역 주체들의 자율성은 확대하되 방역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는 방안"이라며 "중요한 방역수칙을 고의로 또는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경우에는 기존과 같이 해당 시설을 집합 금지하거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박 차장은 "감염병예방법 개정에 따라 11월13일부터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시설의 운영자와 이용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한다. 심각한 위반이 있을 경우 지자체장이 3개월 이내의 시설 운영중단도 명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150㎡ 이상) ▲워터파크 ▲놀이공원 ▲영화관 ▲PC방 ▲학원(300인 미만) ▲스터디카페 ▲종교시설 ▲실내 결혼식장 ▲목욕탕·사우나 등 16개 시설·업종은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이용자 간 거리두기 등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정부는 핵심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가 적용된 시설에서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 당사자에게 최대 10만 원, 관리·운영자에게는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한 달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내달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행정명령에 대한 실효성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 공무원이 직접 단속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모든 대상 시설에 대해 단속이 이뤄지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뒤늦은 과잉행정"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A(27) 씨는 "코로나19 상황이 반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이런 조치를 내놓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업종별로 다른 방식으로 적용될 텐데, 대부분 시민이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피로감만 높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이라고 밝힌 자영업자 B(31) 씨는 "재확산을 방지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미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타격이 컸는데 과태료 부과로 더 큰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B 씨는 " 업주 입장에서는 방역수칙을 꼼꼼히 지키려고 해도 안 보이는 곳에서 손님이 잠시 마스크를 벗는다든가 하는 건 일일이 관리하기가 어렵다"며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저도 그런데 큰 업장의 경우는 어떻겠나. 방역수칙 위반의 책임은 당사자가 제일 크게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방역수칙 위반 단속에 대한 시민들의 실효성 의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박 차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광복절 이후 거의 2달 만에, 아직 완전한 수준은 아니지만 1단계로 돌아왔다"며 "방역과 일상의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사회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3주간 일일 확진자는 100명 미만으로, 수도권은 50명 내외, 비수도권은 15명 내외 수준이다. 격리돼 치료받고 있는 확진 환자는 9월 초 4800여명에서 최근 1500여명까지 줄어드는 등 의료대응 여력도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하지만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어 추석 등 10월 연휴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너무나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다 보니 오해를 받고, 정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실효성 부분에 있어서는 엇박자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상황이 아니고, 하향조정된 상황에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은 손발이 안 맞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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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원칙이 상실됐다고 보이니 시민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큰 그림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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