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아들이 알아서 썼을까" 北 피살 공무원 아들까지 조롱
시민단체, 北 총격 사망 공무원 아들·친형 비방 누리꾼 검찰 고발
"아빠 명예 돌려달라" 피살 공무원 아들, 文에게 편지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이씨의 형 이래진씨가 5일 이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이씨의 아들은 편지를 통해 "(아빠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고, 광복절 행사, 3·1절 행사 참여 등에서 아빠의 애국심도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아빠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며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지난달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5일 공개된 가운데,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이 악성 댓글로 아들을 공격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6일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군의 공개편지 관련 기사에 이래진씨와 이군에 대한 허위사실의 댓글을 달아 명예를 훼손한 네티즌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고발장을 국민신문고를 통해 대검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준모가 고발한 인원은 모두 10명으로, 이들은 각각 "저걸 과연 아들이 알아서 스스로 다 썼을까? 절대 아니라고 본다. 사망자 형이나 그 뒤에 세력들이 있겠지", "형이란 작자가 돈에 눈이 멀어 조카를 앞세우고 있구만", "누가 시켰구먼. 니 애비는 도박빚 독촉에 못 이겨 자식들 팽개치고 북으로 튄 월북자란다" 등의 악성 댓글을 달았다.
사준모는 고발장을 통해 "이 댓글들로 인해 '피해자의 자필 편지의 진정성이 훼손되어 피해자가 누군가의 조정에 의해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래진씨는 동생의 명예 회복을 위해 투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 때문에 활동한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줄 우려'가 생기게 됐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결과가 발생했거나 또는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피해자들에 대한 제2차 가해를 방지하고자 반의사불벌죄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에 근거, 이 사건에 대한 고발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앞서 전날(5일) 북한에 의해 피살된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는 고교 2학년생인 조카 이군이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이군은 자신을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피격당한 공무원의 아들"로 소개했다.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매스컴과 기사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군은 "아버지는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며 "39㎞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며 정부의 월북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님께 묻고 싶다"며 "지금 저희가 겪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대통령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 하루빨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원 소속 어업지도선에서 근무하던 이씨는 지난 21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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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지난달 29일 이씨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 북측이 이씨의 이름이나 나이 등 신상 정보를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점,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을 토대로 이씨가 월북을 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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