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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대 음식점의 도전 … 맛나감자탕의 ‘방역 스토리’

최종수정 2020.09.22 13:18 기사입력 2020.09.2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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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역사, 가맹점만 국내외 80개 ‘맛나’에 새로운 코로나 방역서비스 구축
친환경 전신소독기·발열측정기·테이블 가림막·개인반찬통·자외선 수저통…
이경섭 창업자 “친절만이 아닌 매장 방역시스템도 고객 서비스”

맛나감자탕 부산 화명점. 터널식 전신소독기가 매장 입구에 설치돼 방문객이 드나들 때마다 살균수를 분사해 바이러스 오염원을 제거한다.

맛나감자탕 부산 화명점. 터널식 전신소독기가 매장 입구에 설치돼 방문객이 드나들 때마다 살균수를 분사해 바이러스 오염원을 제거한다.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지난 17일 오후 5시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오픈한 한 식당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렸다.


‘코로나 거리 두기’로 음식점 신규 오픈이 생뚱맞은 시기라 외면받을 법한데 식당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은 풍경이 눈길을 붙잡았다.

계단을 올라 2층 매장에 다다르면 입구에 설치된 ‘워킹 스루’ 시스템이 첫 시선을 빼앗는다.


전신 소독기였다. 매장에 손님이 드나들 때마다 친환경 살균수가 희뿌연 스팀처럼 내뿜었다.


‘터널 세차’를 마친 자동차처럼, 입장 손님의 온몸을 말끔히 소독해준다는 느낌이 매장으로 향하는 걸음들을 한결 가볍게 했다.

분사된 소독액이 몸을 에워싼 ‘오염원’을 다 털어내는 듯한 위안을 줬다. 이런 작은 방역에 위로받는 것은 ‘코로나 시대’를 사는 것을 깜빡하고 지나치기엔 너무 강한 바이러스의 위력에 사람들이 오랫동안 짓눌려 왔기 때문이다.


소독기에 부착된 센서는 어른과 어린이 키를 감지했다. 키 작은 이가 지나면 아래쪽 2개의 노즐만 작동하고 키 큰 이에겐 모두 4개의 노즐이 살균수를 분사했다.

맛나감자탕 부산 대연점. 매장에 들어서면 안면인식 발열체크 기기가 작동해 측정한 체온을 모니터로 보여준다.

맛나감자탕 부산 대연점. 매장에 들어서면 안면인식 발열체크 기기가 작동해 측정한 체온을 모니터로 보여준다.



매장 안에 들어서면 ‘발열 체크’ 모니터가 기다리고 있다. 안면을 인식해 체온을 측정해 주는 장치다. 입장하는 손님마다 측정한 온도가 바로 모니터에 떴다. 고열이 체크된 손님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이런 2개의 ‘관문’을 통과하고 테이블에 앉았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에는 투명한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 옆 손님이 내뱉는 ‘숨’을 차단하는 임무를 이 가림막이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테이블 위 수저통도 ‘자외선 살균’이라는 이름표를 달았다. 수저통 덮개를 들어 사용할 수저와 젓가락을 빼고 다시 덮으면 자외선 불빛을 비추면서 소독이 진행된다.


매장 방역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이러스를 잡는다는 ‘살균수’가 찬 스프레이 분무기가 테이블마다 비치돼 있었다.


반찬을 담는 접시는 개인마다 반찬을 덜어 사용하는 개별 반찬통을 쓴다. 여러 사람의 젓가락이 반찬을 뒤적일 필요가 없으니 그만큼 감염 위험도 줄어든다.

개인반찬 접시. 여러명이 젓가락을 뒤적거릴 필요가 없어 질병 감염을 막을 수 있다.

개인반찬 접시. 여러명이 젓가락을 뒤적거릴 필요가 없어 질병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와 맞서야 하는 식당이 손님에게 ‘자가 방역’을 떠넘기고 줄 타듯 아슬하게 매상을 올려야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것을 이 식당의 시스템은 보여주고 있다.


이 오픈 식당에서 만난 시스템들은 전국에 80여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가진 ‘맛나감자탕’의 이야기이다.


맛나감자탕 브랜드를 만든 본사 ‘리브가푸드’의 이경섭(60) 대표는 “고춧가루와 식자재, 음식 맛과 반찬 등 ‘맛나’ 창립 18년 역사에서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고 자르듯 말했다.


음식 레시피와 품질은 그대로이니, 그 긴 세월 동안 바뀐 것은 매장 방문객을 위한 서비스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했다고 했다.


사태의 장기화를 직감하고 18년을 땀으로 전개해온 80여 가맹점과 그 점주를 지키기 위해 이 대표는 다시 뛰었다. 새로운 음식점 방역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이다.


매장에서 방역 설비 시스템을 구비하면, 계속해서 돈이 나가는 소독액 등 소모품은 본사가 도맡아 공급하기로 했다.


본사는 18ℓ짜리 말통에 담은 소독액을 전국 매장에 무상 공급하는 결정을 내렸다. 어려울 때 매장 관리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을 우려한다면 이 대표를 완전히 모르고 하는 소리다.


소독액은 스프레이식 분무기와 전신 소독기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서비스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단순히 비용을 유발시키는 소모품이 아니라 손님이 안심하고 음식을 즐기도록 하는 음식점의 도우미 역이다.


음식점의 방역시스템을 신뢰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안심하고 매장을 찾게 돼고 덩달아 매출은 느는 법이다.


소독액의 원료도 이 대표가 직접 찾아다녔다. 사용할 곳이 음식점이다 보니 친환경 인증받은 제품 중에 고르고 골랐다. 원액을 구매해 충남 계룡 본사에 구축한 생산시스템에서 다시 혼합 가공해 전국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소독액 생산 설비에까지 투자했다는 것은 프랜차이즈 매장 방역 시스템을 영구적으로 가동해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전신소독기도 기성품을 구매해 설치하는 제품이 아니고 본사에서 개발한 시스템이다. 비말을 차단하는 테이블 가림막도 이 대표가 직접 설계했다.


이 대표 말대로 올해로 18살 된 맛나감자탕 사업에서 맛을 손대거나 업그레이드시킨 것은 없다.


고춧가루도 바꾸지 않았다. 다만 이 고춧가루를 분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쇳가루를 HACCP가 공인한 3단계 공정으로 흡수 처리하는 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업그레이드시켰을 뿐이다. 이것 또한 소비자 건강을 생각하는 서비스의 진보다.


요식업 경영 18년 세월에서 그가 손댄 것은 고객 서비스였다.


알칼리수 정제 시스템 개발, 일회용 친환경 종이 수저받침, 놀이방 자외선 공간 살균시스템 등 고객 서비스는 그의 손길을 따라 진화했다.

전국 해외 80여개 매장 가운데 가장 최근에 문을 연 부산 대연동 맛나감자탕. 방역시스템이 다 갖춰져 있다.

전국 해외 80여개 매장 가운데 가장 최근에 문을 연 부산 대연동 맛나감자탕. 방역시스템이 다 갖춰져 있다.



이런 마인드가 18년간 폐점률 ‘0’인 프랜차이즈 매장을 지탱했다고 자평했다. 자본이 든든한 대기업도 아닌데 ‘이전’, ‘양도’를 빼고는 맛나감자탕은 문 닫은 곳이 없다. 더구나 80여개 매장은 모두 가맹점이다.


이 대표는 가맹점을 유지하는 노하우에 대해 업계 사람이 아니어도 금방 이해하는 2가지 팁을 말했다.


첫째 매장 ‘수익률’, 둘째 ‘신뢰’라는 것이다. 다 아는 얘기를 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킨 사업가가 내놓으니 무게가 다르다.


다들 원론처럼 내뱉고는 실천하지 않거나, 실천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을 하지 않은 프랜차이즈는 망한다는 등식이 선명해졌다.


이 대표는 “나를 욕하는 점주는 없다”는 말로, 본사의 욕심과 갑질에 ‘뒷담화’하는 대부분의 가맹점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맛나’를 보려는 시도에 대해 힘있게 경고했다.


‘맛나’의 도전이 좌절된 적도 있다. 아직 실패는 아니지만 중단을 시킨 사건은 역시 코로나19이다.


충청도에 본사와 공장이 있고, 영남지역에 60~70%, 비영남권에 25개,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까지 3개의 해외 매장이 있는데도 유독 서울에 ‘맛나’가 없다.


요식업은 원래 ‘입’이 많은 곳을 찾아가는 것이 기본. ‘맛나’는 서울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말 서울 구로동 매장 전개 플랜까지 다 세워놓았다가 올해 올스톱 됐다.


코로나19 라는 복병을 만났다. 이 고약한 인류의 적 앞에서 이 대표는 ‘수도 입성’의 꿈을 당분간 접어야 했다.


대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서가는 음식점의 새로운 안전 문화 창조에 그는 도전의 힘을 더 응축시키고 있다.


“더 ‘센놈’이 올 수 있습니다. 백신이 개발돼도 다른 바이러스가 또 창궐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대표의 정신세계, 음식과 관련한 철학, 태도와 고집들은 ‘맛나’의 매장에서 조금만 신경 기울여 둘러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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