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잘못된 집회 허가" 정부·여당 연일 '법원 때리기' 통합당 "사법부 독립 침해 우려"
정 총리 "법원이 집회 허가…코로나 전국 확산"
추미애 "사법 당국 책상에만 앉아서…국민과 협조해야"
이원욱 "국민들 그들 '판새'라고 한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난 15일 8·15 광복절 집회를 허가한 법원에 대해 정부와 여당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법부 고유 권한에 입법부가 과도하게 지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관 스스로 헌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결정)을 하지만 정치권의 거듭된 압박으로 사법부가 결국 자아 검열하는 상황까지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8·15 광복절 집회'를 허가한 법원에 대해 "(방역이) 다 무너지고, 정말 우리가 상상하기 싫은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 판단을 어떻게 보느냐"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잘못된 집회 허가를 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신고 내용과 다르게 (대규모) 집회가 진행될 거라는 판단은 웬만한 사람이면 할 수 있는데 (법원이) 놓친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경제적으로도 천문학적 비용이 수반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정말 잘못된 일"이라며 거듭 법원을 비판했다.
법원에 대한 비판이 지속하자 이종배 미래통합당 의원은 "사법부 독립 침해 우려가 있다. 총리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정 총리는 "그 판사님이 코로나19가 확산되라고 그런 결정을 하진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확진자가 생기고 전파되는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라며 "법원이 집회를 허가해 경찰이 광복절 집회를 막을 기회를 빼앗아버렸고, 코로나가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이날 법원을 비판했다. 추 장관은 같은 날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비상 상황에선 사법 당국이 책상에만 앉아서 그럴 게 아니라 국민과 협조할 때는 협조해야 한다"며 "(법원이) 사태를 안이하게 판단한 것으로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원색적인 비난도 나왔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이원욱 의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 박형순 판사를 겨냥해 "국민들은 그들을 '판새'(판사 새X)라고 한다"며 "그런 사람들이 판사봉을 잡고 또다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 판사의 결정권을 제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의원도 법원이 공개한 결정문을 언급하며 사법부를 비판했다. 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마디로 법원은 오류가 없다는 것이다. 참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코로나 확산을) 예측할 수 없다'는 재판부 판단에 "15일 이전에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던 시점"이라며 "그 교회 목사인 전광훈의 발언이 예정되는 등 이미 집회 자체가 방역상 매우 위험한 상황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법원만 몰랐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리와 논거를 떠나 법원 결정에 따라 공공에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초래됐다면, 먼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먼저"라며 "도대체 법원은 국민의 머리 위에 있는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재판부가 해야 할 일은 변명이 아니라 국민께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는 것"이라며 "사법부의 진정어린 반성이 없는 한, 국민은 법원의 오만한 태도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법원에 대한 정부와 여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른바 '박형순 금지법'을 발의한 이원욱 민주당 의원과 관련, "다 문재인의 차지철 노릇을 하려 하니, 입법활동 자체가 선동정치에 기반한 전술적 기동으로 전락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형순 금지법'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 박형순 판사 이름을 인용해 만든 법안 이름으로 감염병법상 교통 차단 또한 집회 제한이 내려진 지역이거나 재난지역 내에서의 집회나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진 전 교수는 "법을 따른 판사를 비난할 일은 아니다. 그는 제 일을 했을 뿐"이라면서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판사를 '판새'라 비난하며 해임 청원을 선동하고 법까지 손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새로운 입법이 필요할 정도로 그 법이 잘못된 거라면,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법이 허용하는 판사의 재량범위를 넘어서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하면서 "즉 그런 판결은 위법이 된다. 그런 위법적 판결을 내렸어야 했다고 판사를 비난하는 것은 법치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원욱 의원의 박형순 금지법은, 정부에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기간 동안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집회를 임의적으로 금지시킬 수 있도록 비상대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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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전 교수는 이어 "이코노미스트지에서 리버럴 정권이 내면적으로 권위주의적이라고 지적한 것은 이 때문"이라면서 "운동권식 무논리, 무개념이 너무 싫다. 3년이 10년처럼 느껴진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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