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민생·경제 충격 클 것"
앞서 지난 2분기 봉쇄 정책 시행한 유럽
GDP 10% 이상 감소·일자리 최대 절반 이상 타격
의료 서비스 줄면서 일반 환자 사망률 늘어
유럽 정치인들 "봉쇄는 '핵억지력'…쓰는 상황 오면 안돼"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차 대유행 갈림길에 접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차 대유행 갈림길에 접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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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정부는 3단계 조치의 경우 아예 경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해당 수준의 조처를 한 유럽 국가들은 수십년 만에 최대 수준의 경제 침체와 실업난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288명으로 총 누적 환자는 1만6346명으로 집계됐다. 지역감염은 276명을 기록했다. 신규 지역감염 확진자는 사흘 연속 2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일주일간 확진자는 총 1576명이다. 지역감염 사례는 서울과 경기에서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만 135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경기도 81명이 확인됐다. 인천도 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최근 2주간 지역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101.9명까시 치솟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기준 중 하나인 2주간 일평균 확진자 100명 조건을 충족했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 폭증을 막기 위해 당장 3단계 격상을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는 경제 성장의 둔화를 우려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현재 상황은 3단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만약 3단계로 격상되면, 1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는 등 국민생활과 서민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된다"며 "지금은 3단계로 격상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산세를 저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봉쇄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밀라노 광장 풍경. 한 레스토랑 주인이 텅 빈 광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봉쇄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밀라노 광장 풍경. 한 레스토랑 주인이 텅 빈 광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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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단계 조치 사실상 '봉쇄' 정책 경제 활동 둔화 불가피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는 미국·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는 '봉쇄' 정책이라고 불린다. △10인 이상 모임 금지 △고위험시설부터 중위험시설까지 운영 중단 △등교 수업 제한 및 원격수업 전환 △프로 스포츠 경기 중단 △공공기관 및 기업 필수인원 외 전원 재택근무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여러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는 요식업·소매업 등은 일시 중단되며, 재택근무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대중 교통 운영도 크게 감소한다. 사실상 의료, 일부 공공 분야 등 필수 산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경제 활동이 봉쇄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아직 전국 단위 봉쇄 정책이 시행된 적 없지만,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지난 2분기(4~6월)에 걸쳐 봉쇄를 경험한 바 있다. 봉쇄령을 내린 국가들은 모두 예외없이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


국가총생산(GDP) 수십년 만에 최대치 감소


봉쇄 정책도 국가에 따라 세부 지침은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봉쇄 강도가 최대치에 달했을 때 식료품 구입·출근·치료 등 필수 목적을 제외한 자택 외출이 금지됐다. 반면 영국에서는 하루 1시간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고, 봉쇄 결정도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늦은 편이었다.


그러나 GDP 성장률은 모든 나라에서 수십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유로를 공동 통화로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들의 2분기 평균 GDP 성장률은 -12.1%로, 개별 국가로 보면 스페인(-18.5%), 포르투갈(-14.1%), 프랑스(-13.8%), 이탈리아(-12.4%), 독일(-10.1%) 순이었다.


영국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봉쇄 정책을 시행해 늦게 종료됐기 때문에, 같은 기간 성장률은 -20.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6월 한달 동안 GDP가 8.7% 상승하면서 반등도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4월 파리 한 고급품 상점 앞에서 노숙자가 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프랑스에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4월 파리 한 고급품 상점 앞에서 노숙자가 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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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최대 절반 이상 위태로워져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일자리도 위협 받았다. 유럽연합(EU)의 노동조합 조직인 '유럽노동조합총연맹'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준 유럽인 4500만명이 여전히 임시 휴직 상태에 처해 있다.


봉쇄 기간 동안 임시 휴직 통보를 받은 민간 노동자는 나라에 따라 전체 일자리의 최대 절반 이상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협력개발기구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프랑스 민간 일자리의 55%가 임시 휴직 상태에 처했다. 이탈리아(45%), 독일(25%) 등 다른 유럽 주요국들도 막대한 인구가 사실상 실직 위기에 처했다.


상황이 이렇자 유럽 정부들은 극약 처방으로 휴직 상태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기업 대신 정부가 부담하는 보조금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대량 실업난은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수백만명의 노동자 월급을 정부가 대신 내주다 보니 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독일·프랑스 등 EU 주요국은 정부가 부담하는 임금 지원금을 줄이는 등 보조금 정책 규모를 축소해 나가고 있다. 영국은 오는 10월 보조금 정책을 폐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유럽 실업률은 다시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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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때문에 사망자 늘어날 수도…'초과 사망' 부작용


봉쇄 정책이 오히려 사망자 숫자를 늘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봉쇄 이후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의료 활동을 제외한 암 치료·응급 진료·요양 서비스 등이 임시 중단되면서, 제때 치료를 받거나 관리를 받지 못한 일반 환자들의 사망률이 늘어난 것이다. 이른바 '초과 사망'이다.


지난 8일 영국 통계청은 영국에서 봉쇄가 시행된 지난 3월 말부터 5월까지 사망자 수를 조사한 결과, 3만8500명의 초과 사망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초과 사망은 일정 기간 동안 통상 기준을 초과하여 발생한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말이다. 감염병이 확산할 경우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합병증·후유증 사망자 및 검체검사 미실시 사망자 등을 가늠할 때 쓰인다.


영국 정부 분석 결과, 이들 초과 사망 중 약 41%에 해당하는 1만6000명은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의료 지원 중단 때문에 사망한 일반 환자로 확인됐다. 또 이들 중 6000명은 응급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부터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봉쇄 정책이 오히려 보건 취약계층을 사망에 이르게 한 셈이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전국 봉쇄 정책에 대해 '극단적인 상황에만 택해야 한다'는 취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지난달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우리는 일반화된 봉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봉쇄는 일종의 '핵억지력'으로 남아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는 써야 하지만, 결코 쓰길 원치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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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또한 지난 2일 두번째 봉쇄 시행 가능성에 대해 "극단적 선택지"라며 "대책을 강구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봉쇄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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