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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 속 몸값 커진 한국, 아슬아슬한 외교 줄타기

최종수정 2020.06.02 11:17 기사입력 2020.06.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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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G7 초청 수락, 한국 외교사 전환점 될까…트럼프 중국 견제의 포석, 고민 커지는 한국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임철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초청 수락은 한국 외교사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만한 사안이다.


강대국 회의에 초대받았다는 의미를 넘어 세계 질서 변화의 격변기 속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아닌 주도적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문 대통령이 천명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의 도약'을 상징하는 장면이 될 수 있지만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초강대국 간 '샅바 싸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G7 회의 참여와 세계 질서 체제 변화에 대한 의향을 물어본 것은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전략적인 위치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모범국으로 평가받는 한국은 국제적 위상이 수직 상승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G7 회의 참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제 질서 재편 과정에서 외교적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청와대가 '신중 모드'에서 '적극적인 동참'으로 정치 스탠스를 전환한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위상,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는 물론 브라질까지 고려하는 주요 11개국(G11) 또는 주요 12개국(G12) 체제로의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브라질 포함 여부에 대해 "인구, 경제 규모, 지역 대표성 등을 감안할 때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힘을 실었다.


G7을 확대한 새로운 체제에 한국이 합류할 경우 '주요 20개국(G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참여와는 차원이 다른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게 된다. 아시아에서는 기존의 중국과 일본에 더해 한국까지 명실상부한 3강 체제가 구축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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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국제사회의 복잡 미묘한 역학 관계를 고려할 때 섣불리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싣기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 자체가 '중국 견제'를 위한 정치적 포석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에서 위상이 높아졌지만 그에 더해 외교적 부담도 증대됐다.


한국은 'K방역'을 앞세워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G7 확대 개편을 수락했다. 하지만 미국의 군사적 동맹 압박 문제는 이와 전혀 다른 문제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경제와 안보를 구분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크지만 반대로 우리의 역할과 위상을 보여주는 계기"라면서 "종국적으로 전통 외교·안보 이슈를 피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번 G7+α에서는 실용적 국제 협력 이슈에서 역할을 보여주며 포스트 코로나의 새로운 국제 질서에서 독특한 위상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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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문제까지 포함해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이 노골화할 경우 불똥이 한국 쪽으로 튈 수 있다. 미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강하게 압박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G7 등 주요 무대에서 방역과 경제 분야의 K모델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 관련 발언을 최소화하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연착륙하려면 넘어야 할 벽도 적지 않다. 우선 G7 체제 변화에 대한 기존 강대국들의 인식이 변수다. 러시아의 참여를 놓고 영국이 공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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