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속 중국 한국 상황관리하나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중국과 미국간에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에 대한 갈등의 화살을 미국으로 돌리는 모양새다. 2017년 주한 미군 사드 배치 후 한국에 경제 보복 조치를 가한 것과는 달리 미ㆍ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국에 대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지난달 28일 밤 주한 미군이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 내 노후 미사일 등 장비를 기습 교체하자 한국 대신 미국을 향해 불만을 터뜨렸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말고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중국과 한국은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명확한 공동 인식이 있다"며 "우리는 한국이 공동 인식을 엄격히 준수해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중한 관계 발전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언급한 '단계적 처리'는 2017년 10월 '한중 사드 합의'를 말한다. 당시 한중은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불편입 ▲한ㆍ미ㆍ일 3국 군사동맹 불가 등 이른바 '3불(不) 원칙'을 합의한 바 있다. 중국은 "한국이 이를 엄격히 지키길 바란다"며 원칙에 입각한 경고를 재강조하는데 그쳤다. 압박의 강도가 날이 서지는 않았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최근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의미를 새삼 강조한 점도 주목을 끌고 있다. 싱 대사는 한한령(限韓令ㆍ한류금지령)과 관련 "시 주석이 방한하면 이후 큰 성과가 이어질 것" 이라고 언급했다. 싱 대사의 '큰 성과' 발언은 사실상 시 주석의 방한 이후엔 사드 갈등 이후 실질적으로 가해진 다방면의 한류 제한 조치가 풀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의 방한 추진을 고리로 한국에 대해 상황관리에 들어간 듯한 모양새다.
대신 중국의 겨냥한 화살은 미국으로 비켜갔다. 한중 관계를 방해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 자체가 한중 양국이 최악의 관계로 치닫았던 2017년 상황으로 다시 되돌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놓고 이번 사드 장비 교체와 관련해 우리 국방부가 중국에 사전 교감한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평가들이 나왔다. 하지만 갈등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한중이 맺은 2017년 합의문이 언제든지 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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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은 사드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 변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사드 기지에 반입된 장비의 종류와 반입 배경을 묻는 말에 "미국은 자국뿐 아니라 동맹국들에 대한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하고, 동맹국들과 함께 당장이라도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계속 향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RFA에 따르면 톰 카라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사업국장은 사드 장비 반입에 대해 "오래전에 해야 했던 일"이라면서 "패트리엇과 사드 체계 통합 운용이 미사일 방어능력을 향상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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