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차관 "국채시장 불안 진정시킬 美 특단의 대책 나오길"

"美 국채가격 폭락, 코로나19 시장불안 상징"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자료제공=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미국 국채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킬 미국 중앙은행과 재무부의 특단의 대책이 빨리 나오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흔들리는 바윗돌'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국채는 바위처럼 단단하다는 믿음이 흔들리면 국제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미국 국채의 금리가 급등(가격 급락)한 데 따른 평가다. 즉 금융 불안이 확산되 상황에서 국채금리 상승을 기이한 현상으로 평가, 경각심과 대책의 필요성을 언급한 셈이다.

김 차관은 영국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즈 기사를 인용, 미국 국채 시장의 불안에 대해 지적하며 이러한 불안이 국제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 차관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제일 단단한 바위는 미국 국채다. 그래서 시장이 불안해지면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미국 국채를 찾으며 국채 금리는 떨어진다(국채 가격 상승)"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며 이는 투자의 기본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코로나19가 가져온 시장 불안이 대규모 채권 펀드 환매 요구로 이어져 자산운용사들이 서둘러 국채를 내다 팔며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일어났다"며 "살짝 그런 게 아니라 가격 변동성이 그야말로 말이 안 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걱정했다.

김 차관은 "앞으로 수십 년 간 코로나19가 불러온 시장 불안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길이 남을 것"이라며 "국채금리가 이렇게 급변동하는 모습을 보이긴 정말이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김 차관이 인용한 기사에는 '40년간 월가 투자업계에서 일했지만 이런 시장은 처음 본다', '이런 일은 통계적으로 천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나는 일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 차관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이 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김 차관은 "국제금융시장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규모 채권 매입 등 적극적인 시장안정조치에도 채권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글로벌 유동성 확보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며 "외채규모가 큰 신흥국과 원자재 수출국을 중심으로 통화가치 하락, 대규모 자본유출이 나타나는 등 시장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만큼 여전히 경각심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자금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며 단기금리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시장안정을 위한 방안을 신속하게 시행하는 등 신용경색을 방지하는데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국내·외 시장과 금융부문별 시스템 리스크를 신속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기재부 내 '거시금융안정팀'을 새롭게 구성해 매일 시장점검회의를 주재할 방침이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