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임기제한·탈통신 현안 맞물려 40% 교체
AI·금융·재무전문가 등이 후보…견제역할 주목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올해 이동통신 3사의 사외이사 물갈이 폭이 최근 10년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각 사가 인공지능(AI), 금융, 재무 등의 전문가를 명단에 올린 것은 긍정적 대목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을 해온 전례를 비춰보면 제대로 된 견제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통신3사 사외이사 '물갈이 폭' 10년래 최대…거수기 꼬리표 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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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약 40% 교체= 16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5명 중 2명을 신규 선임한다. 새 수장 체제를 앞둔 KT는 전체 사외이사 인원의 절반인 4명을 교체한다. LG유플러스 역시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 1명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3사의 교체 규모는 41%로, 상장 기업이 전자공시시스템에 사외이사 신규선임 관련 내용을 별도 신고하기 시작한 2009년 이래 가장 많다. 앞서 KT는 황창규 회장 취임 당시인 2014년에 무려 5명의 사외이사를 물갈이했으나 3사 전체로는 올해보다 적었다.


SK텔레콤은 2014년 3월 선임된 이재훈 의장(전 한국산업기술대 총장)과 안재현 이사(KAIST 교수)의 임기가 올해 만료된다. KT 역시 김종구 의장(전 법무부 장관)과 장석권 이사(한양대 경영대학 교수)가 6년 임기제한에 걸렸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사외이사 선임 후 2017년 재선임을 거친 박상수 이사(경희대 경영대학 명예교수)의 교체가 불가피한 상태였다.

여기에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앞둔 KT 구현모 호의 경영쇄신 의지가 더해지며 당초 예정보다 사외이사 물갈이 폭은 더 커졌다.


◆신임 이사 면면 살펴보니= SK텔레콤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 명단을 통해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그대로 제시했다. 김용학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회적 가치' 경영의 동반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 그룹 고유의 경영철학 'SKMS' 개정을 반영한 정관 변경도 이번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김 교수와 함께 사외이사 후보가 된 김준모 KAIST 전기전자공학부 부교수는 SK텔레콤이 전사적 과제로 삼고 있는 AI 관련 기술 전문가다. 경영철학과 신성장동력 두 가지 분야에 중점을 둔 사외이사 선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T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CEO 선임 당시 구 사장과 경합을 벌인 표현명 전 롯데렌탈 사장,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박찬희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재무금융) 부교수의 이름을 올렸다. KT 관계자는 "통신, 금융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삼아 미래 신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이사회의 견제, 감시 기능을 끌어올리겠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LG유플러스의 사외이사 후보인 이재호 케이디인베스트먼트 감사는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엔씨웨스트 CEO, 코웨이 CFO 등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박 이사의 퇴임으로 공백이 생긴 재무전문가를 충원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과 내실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LG유플러스의 부채는 5G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지난해 한해 동안 3조원 이상 급증해 10조원대를 넘어선 상태다. 부채비율(144.1%) 역시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텔레콤(70.8%), KT(118.5%)를 훨씬 웃돈다.


◆거수기 꼬리표 뗄까= 관건은 사외이사진이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과 경영전문성 강화라는 원래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 여부다. 그간 통신 3사의 사외이사는 거수기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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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최근 3년간(2017~2019년) 이사회 회의록 확인 결과 통신 3사는 총 92회의 이사회를 소집해 346개 안건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원안이 아닌 수정안이 가결된 것은 SK텔레콤 1건(2018년), KT 6건(2018년 3건ㆍ2019년 3건)에 그쳤다. 나머지 97.98%의 안건은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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