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조국자택 압수수색 촉각…黃 "원칙대로 수사" 李 "나온 것 없어"

검찰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단행…야당 "조국 결단해야", 여당 검찰 수사에 의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현실로 이어지자 여야는 정국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UN) 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한 상황에서 검찰이 조 장관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정치 리스크를 감수한 결정이다. 검찰이 수사 흐름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에서 여당은 아직 확실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긋는 반면 야당은 검찰 압수수색에 대한 지지를 표하면서도 원론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조심성을 보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이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검찰의 압수수색 분석이 이뤄진 뒤 결과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도 전했다.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수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얘기는 정치권 일각의 특검 주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일단 검찰 수사를 기다리겠다는 정치적인 시그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방금 검찰이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는 보도가 들어왔다. 이제 문 대통령이 정말 결단을 해야 한다"면서 "장관의 집을 검찰이 압수수색했는데 그 장관이 어떻게 검찰을 지휘하나"라고 반문했다.

변호사 출신인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이제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통상 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에서 발부를 잘 하지 않는다. (영장이 발부된 것은) 조 장관 가족이 위법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검찰이 조 장관 수사에 강공 드라이브를 건 것은 예고된 측면도 있다. 수사의 성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검찰 개혁의 명분을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역 없는 수사'에 대한 여론의 지지도 검찰이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선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다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여당은 검찰 수사 진행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투입된 수사력을 고려할 때 결과물은 기대 이하라는 시각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기사를 보면 관련 수사팀에 검사 20여명, 수사관 50여명이 동원됐다고 한다"면서 "대규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실하게 진실이 밝혀진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검찰에서) 가장 나쁜 것이 먼지털이식 별건 수사인데 한 달 동안 수사를 하면서 확실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수사가 상당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