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뛰어넘는 새 모델 필요"…中企형 남북 비즈니스모델 토론회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저임금 의존형 개성공단 모델을 뛰어넘는, 다양한 생산요소와 환경이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확대해야 한다"

이재호 중소기업연구원 동북아경제연구센터장은 23일 새로운 남북 경제협력 환경 조성을 전제로 이 같이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동주최로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형 남북 비즈니스모델' 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서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가 완화되는 식으로 동북아 정세가 이행할 경우 동해와 서해, 휴전선이 연결되는 남북 경제벨트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대륙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시장이 열린다는 게 이 센터장의 구상이다.

이 센터장은 "단순한 경협을 넘어 한반도와 대륙이라는 공간으로 경협 대상을 구체화해야 한다"면서 "북한 내 생산 토대 구축에 집중하는 한반도 개발형 경제협력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개성공단 등 방식의) 단순 경협을 지양하고, 생산과 소비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국제분업구조로의 편입을 위한 경협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궈샨(安國山) 중국 연변대 교수는 "북한은 선쾌후만(先快後慢) 선이후난(先易後難), 즉 경제회복이 빠른 것부터 시작하고 늦은 것은 뒤로 하며, 쉬운 것부터 먼저 시작하고 어려운 것은 뒤로 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해외와의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동쪽의 원산ㆍ금강산, 서쪽의 신의주, 남쪽의 개성, 북쪽의 나진ㆍ선봉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개발이 추진될 것이며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 다자 협력이 예상되기에, 남한은 포지셔닝을 정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교수는 남북의 경제교류가 활발해질 경우 발생 가능한, 이념차에 따른 혼란상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북한의 지배이념은 공산주의보다는 급진적 민족주의에 가깝고 따라서 북한 권력자들에게는 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보다 민족분단을 끝내는 게 더 중요한 과업일 수 있으므로 교류 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어스 교수는 "이 같은 남북의 이념차이를 염두에 둬야 혼란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팜 깍 뚜엔 주한베트남대사관 상무관은 "베트남도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이행을 하고 있는 국가이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며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이라면서 "북한이 체제 이행의 목표를 명확하게 인식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북한도 시장경제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는 만큼, 값싼 노동력에만 기대는 기존의 모델인 아닌 북한을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상생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남북경협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다양한 경제협력의 성과를 창출해 나간다면 중소기업들의 북한 진출 또한 자연적으로 따라올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남북경협에 적합한 주체임을 강조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