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사무관 부모 “자식의 잘못된 선택으로 물의…사과드린다”
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개입 의혹과 적자국채 발행 압력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폭로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KT&G 사장 교체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문건을 입수했고 이를 언론사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가 기재부에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라고 강압적으로 지시했다고 폭로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정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적자 국채 발행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 뒤 ‘유서 소동’을 일으킨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대학 동문이 소모적 논쟁을 멈춰 달라며 호소문을 발표했다.
신 전 사무관의 부모 역시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을 대신 사과하면서 향후 필요한 모든 절차에 성실히 임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먼저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고, 진실에 대해 논쟁하거나 새로운 폭로를 계획하는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고, 그가 오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며 “다만 관료조직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한 구성원이 맞닥뜨리지 않을 수 없는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도 부탁 말씀 올린다. 그가 뉴라이트였다거나 국가 기밀로 사익 추구 활동을 했다는 것은 가짜뉴스로, 절대 사실이 아니다”면서 “그는 공익을 목표로 행동한 만큼 그 결과에 대해 너무 가혹한 책임을 묻지 않아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한 “일부 언론의 경쟁적, 자극적 보도가 신 전 사무관과 그의 지인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며 “전 사무관과 정부의 대결 구도보다는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없는지, 정부의 주주권 행사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좀 더 다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도 사과한다. 민변에서 이번 사건을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신 전 사무관의 지인이 민변 소속 일부 변호사들과 사적으로 연락해 조언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신 전 사무관이 오해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오전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올라온 신 전 사무관의 유서로 추정되는 글에 대한 해명으로, 신 전 사무관은 민변이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사과문에서 “심성이 여린 재민이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주위에 폐를 끼친 점을 많이 괴로워했다”며 “본인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 나선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 버리기도 했고, 스트레스가 심각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디 국민 여러분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이후 필요한 모든 조사절차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선후배·부모의 호소문에 대해 4일 입장 발표를 검토하기로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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