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1919년 3월, 일제 치하의 한반도 곳곳에서 ‘대한독립 만세’ 외침이 울려 퍼졌다. 남녀노소 대중들은 한 마음으로 모자와 천,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탄압에 대한 독립의 의지이자, 소수의 특권층에 맞선 민중의 울분이었다.


98년이 흐른 뒤인 2017년 3월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단체들은 3·1운동 당시 기미독립선언문 작성에 참여한 민족대표 33인과 같은 ‘시민대표 33인’을 선정해 ‘촛불선언’을 진행했다.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내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 홍보탑 제막 행사를 열었다. 이날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 백범 김구 선생으로 분장한 동상 연기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보탑은 내년 4월까지 설치·운영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내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 홍보탑 제막 행사를 열었다. 이날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 백범 김구 선생으로 분장한 동상 연기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보탑은 내년 4월까지 설치·운영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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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과 촛불집회…‘투쟁의 역사’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촛불혁명은 3·1운동의 정신을 이은 명예로운 시민혁명이었다”라고 말했다. 국민을 중심으로 권력에 맞서 투쟁하고, 이를 통해 표출된 민의가 국민의 삶에 뿌리를 내렸다는 점에서 함의하는 바가 같다는 뜻이다.


일제 탄압에 맞선 3·1운동과 정권 퇴진을 외친 촛불집회의 배경과 성격은 크게 다르다. 하지만 비폭력 평화집회였다는 것과, 민중들의 외침이 사회에 울림을 줬다는 점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1919년 AP통신은 3·1운동을 보도하며 “정의와 인류애의 이름으로 2000만 동포의 목소리를 대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2017년 광화문 촛불집회를 두고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해 음악 공연이나 공개발언 등을 즐기며 투쟁을 외쳤고 가족 단위의 참가자도 많았다”고 보도했다.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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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듯 닮은 3·1운동과 촛불집회 = 3·1운동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민중을 중심으로 한 평화적 비폭력 투쟁은 식민통치에 신음하던 세계 수많은 식민지 국가에게 울림을 줬다. 중국의 5·4운동과 필리핀·베트남·인도·이집트의 독립운동, 라틴아메리카의 독립운동에도 영향을 끼쳤다.


같은해 4월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됐다. 3·1운동을 계기로 일본에 조직적으로 저항하기 위한 기관의 필요성을 인지한 애국지사들이 모였고, 이들은 임시 헌법에 의해 내각을 구성했다. 이봉창·윤봉길과 같은 독립투사들의 항일 투쟁도 지속했다. 이는 1945년 8월15일 한반도가 일제로부터 독립해 국권을 회복하는 기반이 됐다.


20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016년 가을부터 ‘박근혜 정부 퇴진’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약 6개월간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촛불을 밝혔다. 같은해 12월3일 6차 집회에서 헌정 사상 최대 규모인 232만명이 모였다. 총 23차례 촛불집회에서 연인원 1700만명의 국민이 참가했다. 전 국민의 3분의 1이 한 번 이상 촛불을 든 셈이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10일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역사 상 처음으로 탄핵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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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예산 655억원…비폭력·민주주의 역사 되살리기 = 2019년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대한민국 헌법은 1948년 제정된 이후 아홉 차례 개정되면서도 3·1 운동의 계승 정신을 계속 이어갔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은 대한민국의 법통과 정체성을 만든 뿌리였다.


대통령직속 기념사업추진위는 104개 핵심 기념사업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이를 추진 중이다. ‘자랑스런 국민, 정의로운 국가,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비전 아래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억하는 다양한 의미를 담았다. 행정안전부와 외교부, 통일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부처는 물론 국가인권위원회, 국가보훈처, 서울시 등이 참여한다. 사업 예산만 655억원에 달한다.


기념사업추진위는 100주년 기념사업을 하는 이유를 “3·1운동과 임시정부에 뿌리를 두고 촛불 시민혁명으로 이어진 국민주권 시대를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화로 정립한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부터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역사의 흐름을 기억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기념사업추진위는 행안부를 중심으로 2020년까지 촛불집회 관련 사료를 수집해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역사의 비폭력과 민주주의 정신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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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공영 위한 미래 100년 준비의 원년 = 정부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촛불집회 등 과거 100년의 성찰을 통해 향후 100년의 희망을 전하기 위한 ‘미래 100년’ 비전을 설계한다. 아울러 과거 3·1운동 당시 한반도가 하나 돼 독립을 외쳤던 것처럼 평화의 한반도를 조성하기 위한 남북공동사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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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까지 미래전망 국제 학술대회를 열고 연구기관과 협업해 미래비전도 설계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산업·사회 변화 전망을 살펴보고 혁신 및 개선 등 추진전략을 모색한다. 이 외에도 ‘(가칭)미래 100년 위원회’를 만들어 새로운 미래 100년의 비전을 국민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남과 북이 함께 만드는 사업도 추진한다. 대표적인 것은 ‘3·1절 100주년 남북공동행사’다. 기념사업추진위는 상징성 있는 장소를 선정한 뒤 이 곳에서 남북공동선언문 채택과 평화와 화합을 기념하는 행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3·1운동 관련 남북 주요 역사 유적지도 상호 방문한다. ‘제암리 학살’이 일어난 경기 화성과 곽산 학살사건이 있었던 평안북도 정주 등이 대상 지역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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