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결산-규제홍수③]"갑질 퇴출" 김상조號 칼날에 유통업체들 '전전긍긍'
[2017 유통 결산 시리즈②]
공정위원장 취임 후 고강도 드라이브, 일부 대책은 논란 여지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유통업체들은 올해 하반기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지난 6월 취임한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고강도 유통 규제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관련 업체들은 공정위의 '유통 분야 불공정 거래 근절 대책'이 나온 이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공정위가 8월13일 발표한 유통 분야 불공정 거래 근절 대책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납품업체 종업원 인건비 분담 의무 신설 등 전방위적인 불공정 거래 근절 방안이 담겼다.
장기 불황,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등 다른 악재도 많지만 공정위 규제는 당장 목 앞에 겨눠진 칼날이라 대응이 시급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개선할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가뜩이나 위태로운 경영 상황이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일부 대책의 경우 논란의 여지도 있다.
특히 납품업체 종업원에 대해 대형 유통업체가 인건비를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 등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시식 행사를 진행하는 협력 식품제조업체 직원들 인건비를 대형마트가 분담해야 한다면 판촉행사와 관련 인력이 대폭 줄어들 게 뻔하다"며 "협력업체의 제품 홍보 기회와 파견직원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복합쇼핑몰·아웃렛 입점 업체를 대규모유통업법 보호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소비자에게 판매된 수량만 납품업체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처리하는 '판매분 매입'을 금지, 재고 부담을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관행을 개선한다.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상한선은 인상한다. 대형 유통업체는 판촉 비용, 판매장려금 등 주요 거래 조건에 대한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판매수수료 공개 대상은 기존 백화점·TV홈쇼핑에서 올해는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까지로 확대할 계획이다.▶관련 기사 공정위 판매수수료 인하 '압박'..떨고있는 유통街 이것이 '정보 접근의 사각지대 해소 차원'이라는 공정위와 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의 상황 체감도는 사뭇 다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에 제출할 판매수수료율 데이터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수 악화, 각종 출점 규제 이슈 등 난제가 산적해 있는데 판매수수료율 인하 압박까지 겹쳐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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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일상적인 법 위반 감시·제재와 별도로 매년 중점 개선 분야를 선정해 거래 실태 집중 점검·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올해는 가전·미용 전문점을, 내년엔 TV홈쇼핑과 기업형슈퍼마켓(SSM)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거론된 가전 양판점, 헬스앤뷰티(H&B)스토어, TV홈쇼핑, SSM 등은 그동안 공정위에 협력업체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제기됐던 업종이다. 가전 양판점, H&B스토어 등 카테고리 킬러(특정 품목군에 집중해 그 상품만큼은 타 업체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또 저렴하게 판매하는 업태) 사업자들에 대해선 이미 공정위 실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당국의 각종 제재를 받아오다 이제야 실적 개선 등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홈쇼핑업체들은 다시금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공정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예정"이라며 "우리 스스로는 협력사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만한 제도나 관행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잠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산업'이라는 낙인을 찍어놓은 상태에서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도 든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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