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 피살·예루살렘 논란…중동 갈등 양대 축 모두 요동친다
트럼프 사위 쿠슈너, 사우디 왕세자 빈살만 중동 질서 새판짜기說
중동 정세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양대 갈등 축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슬람권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중동 정세가 '시계 제로'에 진입한 상태다. 이 같은 중동지역의 급격한 정세 변화의 이면에는 미국의 대중동 전략 변화가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중동 전체를 들썩이게 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의 피살,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와 번복 이면에는 중동의 전통적인 강자 사우디와 이란의 대결이 맞물려 있다.
4일(현지시간)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이 후티 반군에 피살됐다. 33년간의 권좌에 있다 실각한 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었던 살레 전 대통령은 최근 사우디가 주도하는 동맹군과 휴전을 중재하겠다고 나섰다 후티 반군으로부터 '배신자'로 몰려 살해당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사우디 방문 중에 전격적으로 '신변 위협'을 들어 총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친 사우디 성향의 하리리 총리가 갑작스레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를 비판하며 사의를 밝히자, 레바논이 중동의 새로운 전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억류설이 제기된 뒤 하리리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를 거쳐 레바논에 복귀한 뒤, 사퇴를 번복한 상태다.
이처럼 최근 중동은 일련의 사건들이 이어지며 힘의 축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중심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다. 사우디 왕족들을 대상으로 한 반부패운동으로, 사우디 권력을 움켜쥔 그는 테러에 맞선다는 명목으로 이슬람 반테러 동맹(IMCTC)을 규합해 중동의 패자로 우뚝 섰다. 반면 사우디와 경합을 벌여왔던 이란의 경우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시절 맺었던 핵협정 파기 위기 등을 겪으며 곤란을 겪고 있다. 현재 돌아가는 형국은 빈살만 왕세자가 중동 지역의 힘의 질서를 뒤집고 있다.
이스라엘과 중동 정세 역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결정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상징적 조처지만, 그 이면은 매우 복잡하다. 유대교와 이슬람 양측의 성지인 예루살렘의 종주권은 물론 팔레스타인 독립국의 미래가 맞물린 사안이기 때문이다.
아랍지역은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사관을 실제 이전하거나, 이전은 미루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정치적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어느 쪽이든 미국이 이스라엘의 수도로 예루살렘을 인정할 경우 중동 전역이 긴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 같은 정세 변화와 관련해 거론되는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다. CNN은 4일(현지시각) 쿠슈너 선임고문이 빈살만 왕세자와 함께 중동 지역의 질서를 바꾸려 한다고 보도했다.
쿠슈너 고문이 추진 중인 전략은 크게 일괄 패키지 형태다. 사우디와 협력을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들고, 이슬람과 이스라엘 정상화하며,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사우디 개혁을 진행하고, 이란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백악관이 내년 초 새로운 중동 평화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쿠슈너 선임고문 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빈살만 왕세자라면 팔레스타인으로 하여금 미국이 제시한 평화안을 받아들이게 만들고, 중동 지역의 수니파 반발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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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왕세자와 쿠슈너 선임고문이 중동 정세를 바꾸고 있다는 주장은 실제 정황 증거도 있다. 지난달 쿠슈너 선임고문과 빈살만 왕세자는 조용히 만난 뒤 중동 정세는 급격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리리 총리가 갑작스레 사우디에 소환된 뒤 사퇴 발표를 진행했고, 사우디 왕족들에 대한 대대적 구금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미국은 침묵 또는 빈살만 왕자를 지원하는 행보를 보였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교체설도 쿠슈너 선임고문의 중동 정책과 연관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틸러슨 장관은 쿠슈너의 중동 전략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한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은 쿠슈너 선임고문이 중동 지역의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은 쿠슈너 선임고문이 너무 서두르고 있으며, 빈살만 왕세자는 너무 젊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틸러슨 국무장관 지지세력은 교체설이 나온 쿠슈너 선임고문 측에서 나왔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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