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도 반한 아방가르드 거장
한국서 亞 최초 회고전 요나스 메카스 감독
찰나의 순간 '일기체' 영화로…95세에도 작품활동 활발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요나스 메카스(95)는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이다. 미국 팝 아트를 대표하는 작가 앤디 워홀과 오노 요코 등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 메카스는 일상을 꼼꼼히 기록한다. 초당 24프레임의 영화 장면을 서너 프레임으로 축소 촬영해 마치 인상파 그림처럼 이미지들이 움직이는 듯한 기법(싱글 프레임)을 사용한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메카스는 비극적인 현대사를 관통하는 인물이다.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남동생 아돌파스와 함께 오스트리아의 빈으로 탈출하려다 독일군에 붙들려 독일 엘름스호른에 있는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힌다. 1945년 탈출해 국제연합(UN) 난민수용소에 머물다 1949년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마인츠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미국으로 이주한 지 몇 달 뒤 16mm 볼렉스 카메라를 구입해 삶의 섬광같은 순간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메카스가 두 번째로 만든 '영창'(1964)은 그의 대표작으로 남은 장편영화다. 20대 초반에 경험한 2차대전의 비극을 담았다. 원작은 극작가 케네스 브라운의 희곡이다. 당시 혁신적인 실험극단으로 명성이 높았던 '리빙 시어터'가 무대에 올린 동명의 연극을 기록했다. 영창은 같은 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부문 상을 받았다.
영창은 1957년 일본의 후지캠프에 있는 미 해군 영창 생활의 폭력적인 부분을 묘사했다. 이 영화는 독일의 강제노동수용소에 감금된 메카스 형제의 삶의 여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나치에 의해 자행된 폭력은 적국이었던 미군 안에서도 자행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메카스는 직관적인 카메라 움직임으로 일상을 포착해 기록한다. 독특한 일기체 형식의 영화는 현대영화 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의 필름 및 비디오설치 작품들은 서펜타인 갤러리, 퐁피두센터, MoMA, 카셀 도큐멘타,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 에르미타주 미술관, 베니스 비엔날레 등에서 소개됐다.
서울에서도 그의 예술 세계를 맛볼 수 있다. 메카스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요나스 메카스: 찰나, 힐긋, 돌아보다'가 8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FV 영화관에서 개막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회고전이다. 내년 3월 4일까지 영창을 비롯해 '앤디 워홀의 삶에 관한 기록'(1990), '조지 마키우나스의 삶에 관한 기록'(1992), '우연히 나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2000), '국가의 탄생'(2007), '덤플링 파티'(2012) 등을 볼 수 있다. 22일부터는 그의 장·단편영화 마흔여덟 편을 함께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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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기획한 김은희 학예연구사는 "전시 제목은 감독이 직접 지었다. 메카스 감독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찰나의 이미지들을 조합해 영화로 구현했다. 2015년부터 진행한 프로젝트로 현대 영화사에 영향을 준 감독 중 전시와 상영을 연계할 수 있는 감독을 선정했다. 1960~70년대 아방가르드 영화의 비평과 문화흐름을 선두에서 이끈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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