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베리 美하원 군사위원장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동의"…文대통령 면담 무산 뒤 강경노선

한국당 방미단 밝혀…洪대표와 면담, 손베리 강경매파보다 실용노선 걷는 인물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맥 손베리(공화ㆍ텍사스)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베리 위원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손베리 위원장이 우리도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해야 한다"며 "(미국) 행정부에서 논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방미단에 따르면 손베리 위원장은 '한국민의 70% 가까이 전술핵 재배치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는 홍 대표의 설명에 "한국민들이 전술핵 재배치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한국민이 원하는 경우 전술핵 재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점증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만약 한국이나 일본에서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불신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한국과 일본은 이 문제(핵능력 확보)를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토식 핵동맹'에 대해선 "핵은 잘 관리돼야 하며, 이는 미국과 동맹 간의 안보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핵의 실질적 관리보다는 예산 투입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한ㆍ미ㆍ일 합동군사훈련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누군가 깡패짓을 하면 절대 내버려 둬서는 안 되며 누군가 대항해 깡패를 넘어뜨려야 한다. 강력한 군사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이 날 경우 한국이 얼마나 피해를 볼지 잘 알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보면 강력한 힘만이 전쟁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는 북한과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손베리 위원장은 최근 한국을 찾았을 때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고 이후 미국 측의 태도가 경직됐다는 일부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미국 하원에선 보수적인 인물로 꼽히지만 강경매파들에 비해선 다소 실용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