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국감]'시민'은 없고 정치 공세·신경전만…맥빠진 서울시 국감(종합)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금보령 기자, 이승진 기자]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3층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2017년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들은 이념 공방, 무례한 질의 태도, 말싸움 등 구태를 그대로 반복해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국회라는 대의기구가 국민을 대신해 예산 약 32조원, 공무원 5만명, 인구 1000만명에 달하는 초거대 행정조직을 상대로 실시하는 유일한 연례 통합 감사 행위로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 감사위원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여부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박원순 제압 문건' 관련, 서울시 공무원 근무 여건 개선,서울시ㆍ서울시교육청 사회적경제 교재 제작, tbs교통방송 정치적 중립 준수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먼저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박 시장을 향해 지난 6년간 재임 기간 동안 업무 실적이 형편없다며 "3선 도전 의사가 있다면 양심이 불량한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박 의원은 사회복지 예산 증가에 대해 "퍼주기 복지"라고 비판했다. 또 서울연구원의 시민 문화 만족도 조사 결과, 청년실업률 전국 2위, 공공기관 청렴동 평가 하위권, 1인당 GFDP 5위권 고착화, 신생아 출생률 최하위, 노인 여가복지시설 수 전국 최하위 등을 거며 "낙제에 가까운데 3선에 출마할 것이냐, 직원들이나 전문가들의 평가도 고건ㆍ오세훈ㆍ이명박에 비해 최악이라고 한다"며 "이 상태에서 출마한다는 것은 양심이 불량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박 시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 기초 자료에서 착오가 있는 것 같다"며 "참고로 하나만 말씀드리면 서울시가 여러 국제적 도시경쟁력에 있어서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며 "일본 모리 재단이 측정한 도시통합 경쟁력 지수가 2011년 세계 12위에서 올해 6위까지 올랐고, 미국의 유명한 PWC가 평가한 지수도 2011년 16위에서 2016년 11위로 올라왔다"고 반박했다. 청년실업률이 높은 것에 대해선 소병렬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사실 경제 정책이나 실업정책은 중앙정부의 정책수단이 대부분이다. 지방정부는 한계가 있다"며 "서울에 대학이 많아 몰려들고 대학은 지방대학 나와도 일자리 잡기 위해 서울에 오는 경우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박 시장을 향해 "출마 여부를 빨리 밝히라"고 독촉하기도 했다. 황 의원은 "최근에 민주당 내부에서 박 시장의 경남도지사 차출설이 나오고 있다"고 물었고, 박 시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황 의원은 이어 "명확한 답변이 안 나오고 있는데 3선 도전 의사가 명확한가. 의지를 밝히는 게 큰 문제는 아니지 않냐. 연속성 면에서는 좋지 않겠냐"라고 물었지만 박 시장은 "고민은 하고 있지만 국감, 시정 현안이 너무나 엄중하고 시정을 챙기는데 더 몰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끝내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시ㆍ시교육청 공동제작 사회적경제 교과서를 들고 나와 질의할 때는 여야간 고성이 오갔다. 장 의원은 이 교과서 제작을 박근혜정부의 국정교과서와 동일 선상에 놓고선 "집요하고 교묘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박 시장이나 조희연 교육감이 생각하는 이념을 주입하려는 것을 보니 섬뜩하다"며 "자유시장 경제는 악으로 사회적 경제는 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아이에게 사회주의경제를 물들이고 신봉자로 만드는 박 시장을 고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기본적으로 자유시장 경제가, 전세계를 비롯 우리나라에서도 기본적 한계가 있어 사회적 경제나 사회적 기업이 필요하다는 것 보편적으로 동의하고 있지 않냐"며 "프랑스는 사회적경제장관이라는 정부 부처도 있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또 "서울시의 사회적 경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께서 가장 많이 배워가서 잘하고 계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 의원은 질의 도중 건너 편에 앉은 여당 측 위원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을 방해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또 박 시장을 향해 "이런 교과서까지 가져갔겠냐, 어디다 갖다 붙이냐. 이렇게 이따위 짓을 하는 게 시장이 할 말 있냐, 정신이 나갔어"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체통을 좀 지키세요"라고 말하자 "당신이나 지키세요"라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태도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범죄자 몰듯이 모멸감을 주는 것은 안 된다"며 유재중 위원장을 향해 장제원 의원이 사과 및 유감 표명을 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장 의원은 "먼저 질의 도중 떠든 것을 사과하면 나도 사과하겠다"고 맞섰다. 야당 간사인 윤재옥 의원도 "사과는 적절치 않다"고 두둔했다.
이어 시 산하 교통전문 라디오 채널인 tbs교통방송의 정치적 편향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시장은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면서 "교통방송은 본래 허가 상에 따라 정상적 방송하고 있다. 그게 어떤 법 위반 사항이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교통방송은 방송통신위원회 허가에 따라 하고 있다. 허가에 보면 보도 가능하도록 돼 있어서 개국 이래 보도를 해왔다. 중간에 재허가 있었지만 이 점에 대해 지적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은 "백번양보해도 또 문제가 있다. cbs, bbs의 경우 사장이 정당인이 아니다. tbs는 다르다. 시장이 대표에게 위임해 놓았는데 직원 164명이 임기제 공무원이다. 임기제 공무원"이라며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문제가 있다. 10월까지 방심위에 민원제기된 것이 48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서울연구원도 독립법인화를 대안으로 제시해놓고 있다. 보도 시사도 때로 필요하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 김어준 정봉주 이런 사람들이 진행하는 것 아닌가. 객관적이라고 보시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보기에는 어쨌든 진행자를 정하는 것은 라디오 국장이 다 하게 돼 있다"며 정치적 중립성 위반 및 법 위반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재단 법인식으로 독립법인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이미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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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시 7급 공무원이 자살한 사건을 놓고선 여야 의원들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서울시의 신규 사업이 2011년 평균 220건에서 부임이후 평균 611건으로 늘어났고 1인당 추가 근무 시간은 지난해 중앙부처 일반공무원 22시간인 반면 서울시는 두배에 달하는 41시간"이라며 "과로 자살은 개인적 문제가 아니다. 과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자살은 예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도 백재현 의원이 나서 "재임 중 언론보도 보면 7명이 유명을 달리했고, 이중 3명 이상이 과중한 업무량이라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런 계기를 통해서 일을 줄이고 일하는 방법도 스타일도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 시장은 "이번 사건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다. 이번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대안을 만들 생각"이라며 "그동안 서울시를 맡고 나서 많은 혁신 변화 있었는데 밀어붙이다 보니 공무원들 힘들어했던 것 사실이다. 내부를 잘 챙기고 서울시 공무원이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구조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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