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남겨놓은 이재용 항소심, 쟁점은 '대통령의 강요'
1심 재판부 '묵시적 청탁' 인정에 맞서 삼성 변호인단 '강요' 입증에 총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원다라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8일 항소심 첫 공판을 하루 앞둔 삼성전자가 재판 전략 수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심 재판부의 '묵시적 부정 청탁' 인정에 맞서는 삼성 변호인단의 항소심 전략은 '강요'에 맞춰질 전망이다.
삼성 측 변호인단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 11일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뒤 21일 3건의 항소이유보충서를 제출했다. 총 300페이지에 달하는 항소이유서에는 재단 출연, 승마 지원 등이 강요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 집중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상소 이유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했다. 특검 측은 12일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뒤 별다른 보충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항소이유서에서 '포괄적 현안'인 경영권 승계 작업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이를 위한 '부정한 청탁' 역시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도 8월2일 피고인 신문에서 "(청탁을 했다고 하는데) 3차 독대 땐 1차 독대 때의 질책 수준이 아니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 계열사인 JTBC가 본인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다는 이유로 삼성을 이적단체나 정치적 의도가 있는 배후가 아니냐며 추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혀 청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청와대에서 해당 기업 현안을 알고 있었다는 이유로 강요로 재단 출연, 승마 지원 등이 '묵시적' 청탁에 해당된다면 삼성만 뇌물죄로 처벌받을 이유가 없다는 점도 항소심의 주요 쟁점이다. 변호인단은 지난 6월30일 공판에서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 최정우 포스코 부사장의 녹취록을 제시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VIP 관심사항이고 경제 수석 요구였기에 출연금을 증액해 달라는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으며 최 부사장 역시 "10억원 이상 출연금을 낼 경우에는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야 하는데 충분한 내부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급하게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 측 변호인단은 대통령의 요청이 공익 목적의 국정수행, 정부시책의 실현을 위한 협조 차원의 요청이 아닌 특정인의 사익을 추구한다는 점을 인식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다. 대통령의 강요가 국익을 위한 것인지, 사익을 위한 것인지 기업 입장에서는 판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의 심리로 열리는 28일 첫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기 때문이 이 부회장은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은 향후 공판에서 다툴 쟁점을 정리하고 입증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