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장기연체 채권 일괄 소각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채권(빚)에 대한 소각(탕감)'이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들은 현재 제각각인 채권 소각 기준을 이같이 정하고 전액 정리할 계획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은 은행별로 제각각인 빚 탕감 기준을 통일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운영중이다.
김철웅 금융감독원 일반은행국장은 "은행별로 채권 소각 기준이 상이한데 이에 대한 통일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면서 "소각 채권의 상한은 1000만원 이하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A은행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통령 공약사항을 반영해서 1000만원 이하, 장기 연체 채권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00만원 이하 채권중 소멸시효 10년이 넘은 회수 불가능 채권을 소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사실상 상환이 불가능한 취약계층의 생활권을 확보해 주겠다는 게 공약의 핵심이다.
시중은행은 개인 대출채권이 연체되면 1년내 장부상 100% 손실처리한다.
하지만 손실처리한 부실채권에 대한 사후 관리는 은행별로 제각각이다. A은행은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이를 소각하지만 B은행은 가압류 등 법적인 절차를 통해 소멸시효를 15년까지 연장하고 있다.
은행들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해서도 채권추심업체에 헐값에 매각해왔다. 민법상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 상사채권의 소멸시효는 5년이다. 채권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해 추심을 할 수 없다. 다만 채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기존 채권자는 해당 채권을 매각할 수 있다.
추심업체들은 그동안 법원의 지급명령 판결을 받아 소멸시효를 부활시키는 방법으로 추심을 해왔다. 채무자가 변제 의사를 밝히거나 소액이라도 변제할 경우에도 시효가 부활하게 된다.
시중은행들은 이같은 관행을 없애고 이번 TF에서 마련된 기준에 따라 처리한 취약계층 채권에 대해 소멸시효를 연장이나 매각을 하지 않고 일괄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소멸시효 완성 채권 부활 금지법'도 추진할 예정이다. 해당 법은 채권추심업체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매입해 소멸시효를 부활시킨 뒤 추심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해당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등이 국회에 발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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