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 망가지면 어때' 억만장자의 기행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한 괴짜 억만장자가 신사업을 위해 스스로 망가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영국 버진 그룹의 창립자인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5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홍콩으로 향하는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의 첫 비행편에 승객들과 함께 탑승했다.
첫 출발을 앞두고 브랜슨 회장은 같은 노선에 이미 취항하고 있는 홍콩 케세이 퍼시픽, 호주 콴타스 항공과의 경쟁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
그는 이날 첫 비행이 시작되기 전 공항 탑승구 앞에서 퍼포먼스를 벌였다. 브랜슨은 홍콩을 상징하는 용의 모습이 그려진 흰 옷을 입고 허리에는 빨간 띠를 두른 채 34m짜리 용을 몰고 등장, 여행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거리낌 없이 용의 입에 자신의 머리를 넣고 익살 스러운 표정도 지었다.
브랜슨 회장은 "두 항공사가 독점하던 멜버른-홍콩 노선 승객들은 비싼 비용을 치러야 했다. 이런 상황을 흔들어 놓게 된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는 에어버스 A330-200s 항공기 편으로 주당 5회 멜버른과 홍콩을 오갈 예정이다.
실제로 두 항공사는 버진의 진입이 결정되자 멜버른-홍콩간 항공편 가격을 34%나 인하했다.
브랜슨은 더 많은 호주발 항공편을 홍콩으로 비행시키길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드니와 브리즈번발 홍콩행 신규 비행편 허가를 희망하고 있다.
브랜슨에게 기행은 낯설지 않다. 그는 음악잡지로 출발해 음반사업으로 성공의 기반을 다졌고 이후 항공사, 이동통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특히 신사업에 나설 때 마다 직접 화제를 이끌어내며 세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버진 콜라 출시를 홍보하기 위해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탱크를 몰았고, 버진 아메리카 첫 비행에서는 번지점프를 했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과의 포뮬러1(F1) 시합 내기에 져서 벌칙으로 여장을 한 채 에어아시아 항공편의 일일 승무원으로 깜짝 등장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버락 오마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퇴임하고 휴가차 떠난 곳도 브랜슨 소유의 섬이었다. 이 곳에서 오바마는 브랜슨과 함께 서핑하며 망중한을 즐겼다.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브랜슨의 자산 규모는 약 52억달러다. 그는 세계 억만장자 순위 324위이고 영국에서는 7번째 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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