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중지추]포스코의 특별한 소액보너스 '3만8000원'

3년 전부터 '이노베이션 포스코 프로젝트' 실행
회사 내 별동대 같은 팀 만들어…각 부서서 모인 직원들이 프로젝트 수행
연간 10억원 이상 초과이익 달성하면 성과에 비례해 보상금
전직원들에게도 N분의 1로 성과 나눠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포스코 직원들은 3년 전부터 작지만 가치있는 특별보상금을 받아왔습니다. 2015년엔 1만7980원이 월급통장에 찍혔고, 작년엔 10만원짜리 재래시장 상품권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상반기 누적 기준 특별보상금으로 3만8000원이 쌓였습니다. 이 돈은 하반기 보상금과 함께 연말에 입급됩니다. 치킨 두 마리값 밖에 안 되는 돈이지만, 스스로 힘을 모아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그 성과를 전직원이 'N분의 1'로 나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포스코 직원들에게 '특별한 행복'을 안겨준 주인공은 'IP프로젝트'입니다. 이노베이션 포스코 프로젝트(Innovation 포스코 Project)의 줄임말입니다. 누구나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시하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별동대'를 꾸립니다. 프로젝트를 위해 각 영역에서 필요한 사람들이 잠시 모여 함께 일하는 거지요.

해마다 400여건의 IP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회사는 분기마다 운영회의를 열어 연간 1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팀을 선정합니다. 올해 2분기엔 포항제철소에서 선발됐습니다. '후판용 슬래브 설계패턴 개선으로 오버롤 감축'이라는 다소 길고도 어려운 제목을 가진 프로젝트팀입니다. 후판은 조선소에서 배를 만들 때 쓰는 두께 6㎜ 이상의 철판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이 원하는 사이즈로 옷을 만들려면 원단부터 잘라야겠지요. 이때 남는 원단이 많을수록 손해를 보게 됩니다. 이 팀은 후판의 원재료인 슬래브 크기를 조절해 최적의 두께를 가진 후판을 만들었습니다. 마저 못 쓰고 버리는 후판 양을 최대한 줄이는 데 성공한 겁니다. 후판 생산관제부서와 수주부서, 슬래브를 만드는 연주공장 직원들이 한 팀을 이뤘답니다.

전체 특별보상금은 초과이익의 10%입니다. 이중 절반은 해당팀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절반은 포스코 전 직원들이 똑같이 나눠 가집니다. '부서 간 협조 없이는 프로젝트 성공이 어렵기 때문에 균등 지급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일궈낸 바텀업((Bottom Up) 방식의 혁신은 이제 포스코의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행복'은 그래서 더욱 특별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