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초, 학폭 사건 축소하려 해…피해 어린이 두 번 울었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을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 숭의초등학교에 대해 교육 당국이 현장조사에 착수한 19일 오전 신인수 초등교육지원과장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숭의초등학교 학교 폭력 사태'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21일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숭의초등학교(숭의초) 학교장이 사건이 벌어진 지 3주가 지나서야 뒤늦게 교육청에 보고하는 등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또 피해자인 3학년 유모군이 사흘간 가해 학생들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도록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감사에 착수한 서울시교육청 중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숭의초는 학교 폭력 사건을 처음 알게 된 시점부터 23일간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피해자 긴급 보호 조치를 명시한 학교폭력예방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군의 담임교사는 수련 활동이 끝난 다음인 4월24일 당시 같은 방에 있던 9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벌였다. 같은 날 피해자 부모는 경찰에 해당 사건을 신고했고, 경찰은 학교 폭력 사안이라고 학교 측에 통보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학교장은 학교 폭력을 인지한 지 24시간 이내에 교육청에 보고해야 하지만 숭의초는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학교 폭력 사건이 접수되면 지체 없이 학교 폭력 전담 기구를 구성해 조사해야 하지만 숭의초는 이마저도 한 달 가까이 지난 5월15일에야 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학교 폭력이라고 하기보다는 심한 장난에 가깝다"면서 '조치 없음'으로 이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대해 숭의초 측은 "사건 발생 초기에 피해자·가해자 간 화해 여지가 있었고, 5월 초가 연휴여서 보고가 늦었다"고 교육청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매체가 해당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숭의초 교장은 피해 학생 부모에게 "학교를 징계하는 건 교육청이 아니라 법인 이사장이다. 교육청은 하나도 안 무섭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
앞서 4월20일 경기도 가평으로 힐링캠프 수련 활동을 떠났던 유군은 숙소에서 같은 반 학생 3~4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가해 학생들은 유군에게 담요를 덮어씌운 채 플라스틱 소재 야구방망이 등으로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은 물을 찾는 유군에게 물비누를 건네주며 마시라고 했다고 피해자 측은 주장했다.
해당 사건으로 유군은 근육세포가 파괴돼 녹아버리는 '횡문근 융해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에 대해 가해 학생 학부모 가운데 한 명인 배우 윤손하씨는 "방에서 이불 등으로 장난을 친 것이었고, 아이들이 여러 겹의 이불로 누르고 있던 상황은 몇 초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다"며 "야구 방망이로 묘사된 그 방망이는 흔히 아이들이 갖고 놀던 스티로폼으로 감싸진 플라스틱 방망이여서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다"고 해명하는 등 사과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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