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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책 주도권 쥐기 위해 카드 먼저 꺼낸 文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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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앞두고 워싱턴포스트·미국 CBS와 잇단 인터뷰
정상회담 앞두고 북핵 문제 등 민감한 주제에 구체적으로 답변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공통의 목표 공유” 유사성 강조
워싱턴포스트, '서울의 비둘기파 대통령' '워싱턴의 매파 대통령'에 비유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미국 CBS 아침 뉴스 '디스 모닝'의 공동 앵커인 노라 오도넬(왼쪽)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미국 CBS 아침 뉴스 '디스 모닝'의 공동 앵커인 노라 오도넬(왼쪽)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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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과 20일 청와대에서 가진 워싱턴포스트,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 대북 정책과 관련한 자신의 구상을 자세하게 밝혔다. 특히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연내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취임 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이 정상 회담을 앞두고 민감한 이슈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인터뷰는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해당 국가의 유력 매체와 인터뷰를 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인터뷰는 해당 국가에 방문 사실을 알리기 위한 ‘예고편’ 성격의 기사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민감한 이슈나 정상회담에서 다룰 의제와 관련이 있는 내용은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과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자신의 카드를 미리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평양에 가서 김정은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올해 안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북한에 대해 다양하고 강도 높은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내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만나는 게 좋은 아이디어냐“는 질문에 ”조건만 맞으면 여전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정확히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앞으로 상세하게 정해진 방식은 없다.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한국이 이(북핵 해결) 과정에서 더 크고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폐기와 관련해 "먼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다음 2번째 단계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2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풀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제재와 압박이라는 현재의 메뉴에 대화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구상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내가 말하는 '개입(engagement)'은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개입과 매우 유사하다”는 등의 말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한다는 입장이어서 ‘최고의 압박과 개입’을 대북 정책 기조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두고 ‘서울의 비둘기파 대통령’과 ‘워싱턴의 매파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유사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론과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것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핵문제를 풀기위해서는 기존의 접근방식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전 미국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정책을 추구하면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이전 한국 정부 역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가 오늘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미 두 나라에 파장을 일으킨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워싱턴 발언’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문 특보는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북한의 핵을 동결시키면 한미 군사 훈련을 축소 혹은 중단하고 그렇게 해서 결국 핵 폐기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엄중 경고’한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문 대통령의 구상을 미리 알리기 위해 사전에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문 특보가 본인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21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문정인 특보가 워싱턴에서 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미국의 페리 전 국방장관, 어제 한국에서 연설한 하스 미국 외교협회 회장과 똑같은 내용“이라면서 ”저는 문 특보의 미국 발언은 상당히 계산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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