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수난사③]중국인도 안오네…'국민 보양식' 삼계탕의 한숨
중국인들 관심 가지던 '명소' 리스트에서 자취 감춰
AI 사태로 닭요리 인기도 시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초복 대목을 앞두고 국민 보양식 삼계탕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이 한숨짓고 있다. 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 요리에 대한 거부감이 고개를 들고 있는 데다가 수년 전부터 집중적으로 치킨, 삼계탕을 찾던 중국인 관광객들도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로 관광객 수 자체가 급감했다는 점도 악재다.
7일 제일기획의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 펑타이(鵬泰)가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 '한국지하철'을 기반으로 지난달 방한한 중화권 관광객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위권 내에 있던 닭요리 음식점 업체 2곳이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작년 기준 홍대의 A치킨집은 관심장소 조회 기준 13위를, 동대문 B 닭한마리집은 15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올해는 20위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또한 대규모 인원이 움직이는 단체관광객이 중국 정부의 방한금지령 이후 급감하고, 개별관광객(FIT) 위주로 입국하면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대형 시장과 같은 체험형 장소로 이동했다. 20위권 내 장소 가운데 먹거리와 관련된 곳은 광장시장 전골목(5위), 노량진수산시장(20위) 정도다. 저렴하게 국산 공산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형마트(서울역)가 신규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삼계탕의 경우 지난해 가공제품의 중국 수출이 시작되면서 관련업계 분위기는 상기됐었다. AI 확산 때에도 청정지역 닭이라는 점을 내세워 파고를 넘기도 했다. 작년 6월부터 수출이 허가된 삼계탕 가공 식품은 6달 만에 약 10억원 어치가 수출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국내 판매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보양식 매출이 호조를 보이며 삼계탕 역시 인기를 끌어왔지만, AI 확산으로 주춤해질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지역에서 닭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오모(62)씨는 "지난 겨울에 AI로 난리를 치러 매출이 뚝 떨어졌다가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보양식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또 AI가 터졌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복됐던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30~40%는 꺾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은평구에서 삼계탕집을 운영하는 박모(42)씨도 "평소 같으면 점심시간이 끝나고도 한참동안 발디딜 틈 없이 손님이 꽉 차고 대기줄도 섰었다"면서 "지금도 점심시간에는 바쁘지만, 점점 손님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니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전북 완주 소규모 가금사육 농장(15마리 사육)이 AI 의심건을 신고해 해당 농가에 대한 방역과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AI 의심신고는 제주와 전북 익산에 이어 3개 지역으로 늘어나게 됐다. 농림부SMS AI 관련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하고 축산방역당국, 지자체와 협력해 AI 인체감염 예방 대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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