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 부위원장, "삼성 순환출자 고리 해소 靑 압력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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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죄 여부를 다투는 재판에서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 특검에서의 진술을 뒤집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의 청탁을 받은 청와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 승계를 도왔다는 특검의 논리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파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공판에서 특검 측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대상으로 심문을 이어갔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순환 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이날 특검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실 최 모 비서관과 김 전 부위원장과의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 내역 등 증거 자료를 제시하며 청와대가 공정위에 압력을 넣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도왔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당시 공정위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순환 출자 고리 해소 방안을 놓고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수개월째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2015년 10월 최초 검토보고서에서는 순환 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1000만주를 매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으나 2개월 뒤인 2015년 12월 최종 보고서에서는 이를 500만주로 낮췄다.


실무를 담당했던 공정위 석 모 서기관은 이 과정에서 김학현 전 부위원장의 재검토 지시가 있었다는 업무 일지를 작성했다. 특검은 김 전 부위원장의 재검토 지시 배경에는 청와대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15년 11월 김 전 위원장과 청와대 최 비서관은 수차례 통화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전 부위원장은 올해 2월 특검 조사에서 "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으로부터 종전 검토 결과를 다시 살펴봐달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최 비서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걸로 보면 삼성이 청와대에도 저에게 말한 것과 같은 내용의 민원을 전달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진술했다.


이 진술을 토대로 특검은 삼성이 공정위에 했던 것과 동일한 민원을 청와대에도 제기했고 청와대 관계자가 공정위에 삼성에 편의를 제공하라는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부위원장은 26일 재판에서는 "무엇 때문에 최 비서관과 통화했는지 기억이 안난다"며 "당시 공정위 이슈가 여러 건이 있었기 때문에 순환 출자 건때문에 통화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정위에서 청와대로 파견된 최 비서관은 공정위를 담당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여러 현안으로 수시로 통화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 전 부위원장은 이 조서에 나타난 진술 내용에 대해 "조서 자체를 제가 만든 게 아니고 검사가 만든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검사가 계속 저렇게 (조서를) 써오길래 계속 부인했으나 피곤도 하고 새벽도 되고 해서 '추측한다'는 단서를 달아 그냥 사인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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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장시간 조사로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검사의 계속된 회유에 어쩔 수 없이 조서에 동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전 부위원장은 "조서 작성 이후에 검사를 다시 만나 수정하려 했으나 만나지 못했다"며 "그동안 마음 고생이 많아 나중에 법정에서 바로잡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한 이유를 설명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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