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LCC 선가 3년만에 반등…'조선 빅3' 협상력 커진다
1척당 8050만달러로 상승
발주 늘어도 선가 하락하다 3년만 첫 반등
올해 발주 24척 중 20척 韓 수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초대형 유조선(VLCC) 발주 가격(신조 선가)이 3년 만에 올랐다. VLCC는 올 들어 발주가 늘었음에도 선가는 오히려 떨어져 국내 조선사들의 고민을 키웠던 선종이다. VLCC 수주를 주도하고 있는 국내 조선 '빅3'는 그간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낮춰왔지만 이번 가격 반등을 계기로 협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25일 영국 조선ㆍ해양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VLCC 신조 선가는 척당 8050만 달러로 전주 대비 3년 만에 상승했다. VLCC 가격은 2014년 5월초 1억100만 달러에서 줄곧 떨어지다 올 3월 중순부터 8000만 달러를 유지해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승폭이 크진 않지만 올랐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인진 두고 봐야겠지만 우리에겐 호재"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는 그동안 VLCC 발주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선가가 계속 하락해 가격협상에서 힘을 못 받았다. 협상의 기준이 되는 선가가 바닥을 치고 있어 높은 가격을 부를 수 없었던 것이다. 조선업계는 일감이라도 채우자는 심정으로 이익을 최소화해 선가를 낮춰 부르는 일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은 반영 조차 못했을 것"이라며 "수주에 목표를 두고 이익은 최소화했는데 협상 여건이 그나마 숨통을 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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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는 선가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 선가 상승 요인이 남아 있어서다. 후판(선박 건조에 쓰이는 철강재)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데다 배 값이 많이 떨어져 선제적으로 발주를 하는 선주들도 늘고 있다. VLCC 시장은 지난해 1~5월까지 1척 발주에 그쳤지만 올해는 24척이 발주됐다. 이 중 국내 조선사는 20척을 수주해 사실상 시장을 싹쓸이하는 중이다.
지난달초 벌크선 선가가 반등한 이후 VLCC까지 오르면서 조선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선가는 향후 조선시황을 파악하는 선제 지표로 읽힌다. 다만 국내 조선사에 남아있는 일감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어서 한차례 더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수주는 턱없이 적은 상황"이라면서도 "지난해보다 수주 환경이 나아졌다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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