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개선세 '반도체·화학' 치중…더 지켜봐야"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한국은행이 3년 만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1년간 4차례에 걸쳐 내리기만 했던 전망치를 올린 것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 하지만 '0.1%포인트'라는 미미한 상향폭에 경기 전망을 바라보는 한은의 신중한 입장이 담겼다. 두 자릿수의 수출 증가세에도 완연한 경기 회복을 전망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월 이후 1년간 4차례 하향 조정하다 이달 처음으로 상향하게 됐다. 지난해 1월에는 3.2%의 전망치를 내놨던 한은은 이후 4월 3.0%, 7월 2.9%, 10월 2.8% 그리고 올해 1월 2.5%로 계속 낮춰왔다.
일단 경제성장률을 상향 그 자체는 최근의 '경기바닥론'에 부합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최근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부진했던 소비까지 반등하면서 한국 경제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 JP모건, 노무라 등 10개 해외 투자은행(IB)가 내놓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달 말 기준 평균 2.5%로 2월 말 2.4%에 비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이 총재는 현재 수출 회복세가 장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분명히 경기가 회복세에 있고 단기적으로는 그런 전망이 밝은데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다"며 "현재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는 설비투자와 수출을 보면 글로벌 경기회복에 다른 대외 수요 확대에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특정산업에 치중한 수출 회복세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수치에 비해 실제 경기에 파급되는 효과는 적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석 달 전에 내렸던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건 그만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방증"이라며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에도 몇몇 산업에 치중한 수출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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