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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개미…한진해운 마지막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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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매매 첫날 투기세력 몰려
개장전 거래량 1000만주 넘어
도박판 양상…투자자 피해우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리매매 첫날 한진해운 주식 거래가 도박판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증권 관련 게시판엔 적정가에 진입하려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분당 수십여건의 글을 쏟아내고 있으며 일부는 동호회 형식으로 투기세력을 모집하기도 했다. 개장 직전 거래량이 이미 1000만주를 넘어설 정도였다.
23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시초가는 전장 대비 360원(46.15%) 내린 420원에 형성됐다. 오전 9시50분 기준으로 전장 대비 438원(56.15%) 내린 342원에 거래됐다. 거래량은 2500만주를 넘어섰다. 한진해운 상장 주식수는 2억4526만9000주다.

이같은 높은 관심은 며칠 전부터 예고됐다. 특히 한진해운 종목 게시판엔 정리매매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1~2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글이 게재됐다. 투자자들은 어느 가격이 투자 적정가인지 날을 새가며 각종 셈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마이너스통장 만들고 대기 중이다", "전세금 미리 빼놨다", "오늘 인생 몰빵 간다" 등 대부분 투기를 예고하는 글들이 난무했다. 몇몇 투자자들은 게시글에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링크를 게재하며 투기 동호회 세력을 모으기도 했다.

이날 마지막 정리래매를 끝으로 증시에서 퇴출되는 전자장비 제조업체 프리젠이 이같은 투기 열풍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프리젠은 지난 15일 정리매매 첫날에만 무려 454.35% 폭등했다. 이후 3거래일만에 105%급락했다가 다시 이틀만에 36% 오르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날 기준 저가와 고가의 폭은 7.2배에 달한다. 이날엔 매집세력이 일부 한진해운으로 몰려간 것으로 보인다. 장초반 10% 넘게 하락했다.
역대 정리매매 중 주가 등락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2013년 자진 상폐한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이다.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은 정리매매 첫날에만 주가가 무려 8만배(811만9900%) 넘게 상승했다. 유상감자를 거치면서 1원으로 떨어진 주가가 8만원대까지 치솟은 것이다. 정리매매 기간엔 상ㆍ하한 30%의 가격제한폭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를 노리고 이른바 '대박'을 꿈꾸는 투기세력이 난무하지만 사실 정리매매로 돈을 벌 가능성은 극히 낮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3년간 코스피ㆍ코스닥시장에서 57개 종목이 상폐를 앞두고 정리매매를 했으나 단 두 종목만 정리매매 직전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저가에 사서 고가에 팔면 이론적으로 수십 수백배의 수익이 날 수 있지만 시도때도 없이 오르내리는 주가에 적정가로 들어가긴 쉽지 않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진해운) 채권자들도 대부분 손실을 본 상황이고 자산가치가 이미 '0원'에 가깝기 때문에 주주들에 돌아갈 부분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과거의 사례를 봐도 개인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리매매는 기업의 상장폐지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마지막으로 7일간 거래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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