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이승철(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미르ㆍK스포츠 등 이른바 '최순실 재단'에 대한 기업들의 출연과 관련해, 자발적 모금이 아니었고 청와대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는 진술을 법정에서 내놨다. 박근혜 대통령이 모금 규모를 직접 정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는 '전경련이 (기업들을 상대로) 자발적으로 모금한 게 아니라 안 전 수석의 지시에 따라 명의만 전경련으로 해서 출연 모금을 한 게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또 "(재단의 설립 목적 등과 관련해) 한류문화를 확산하는 것, 이 정도 들었기 때문에 (실무자에게) 그 정도로 전달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우리가 한 일이 이렇게 엄청난 일이었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면서 "이렇게 계속 보도가 되는데 (의혹을) 막는다고 막아질까 했다"고 털어놨다.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이 처음에는 모금액을 각 300억원 이상으로 하라고 했다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500억원으로 올리라고 지시한 게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특히 "'VIP께 말씀드렸더니 500억원으로 하라고 하더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보통 대화할 때 대통령을 VIP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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