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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속 연구개발 3년, 국내 1호 비누명인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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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78] 신세진 인사동비솝 대표

지리산 속 연구개발 3년, 국내 1호 비누명인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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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신세진 인사동비솝 대표는 국내 1호 비누 명인(한국예술문화명인)이다. 2000년대 초반 '수제비누'가 낯설던 시절, 신 대표는 10년 넘게 다니던 중견 제약회사를 떠나 지리산으로 갔다. 친환경 수제비누 사업을 하기 위한 도전이었다. 비누에 쓸 만한 약초를 고르기 위해 3년 동안 산 속에서 어성초, 인진쑥, 하수오, 민들레, 병풀 등을 셀 수 없이 따면서 연구개발을 했다. 2004년 인사동의 한 귀퉁이에 3.3㎡(1평) 남짓한 공방을 마련했다. 인사동비솝의 시작이었다.

서울 성북동 본사에서 만난 신 대표는 "입소문이 무섭더라"고 말했다. 하루 매출 8000원으로 시작한 이 공방은 이제 연매출 30억원인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사동에서 학교를 다니던 여드름 난 고등학생이 첫 고객이었어요. 한 학생이 어성초와 황백으로 만든 여드름 비누로 효과를 톡톡히 보더니 금세 전교에 입소문이 퍼졌죠. 군대 간 동안에도 어머니를 통해 비누를 주문한 녀석도 있어요."

2010년 이후 에코라이프가 확산되고 베이비파우더, 가습기, 치약 파동으로 생활 속 화학물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이 커졌다. 인사동비솝을 찾는 고객들이 더욱 늘어났다. 신 대표는 "아이들의 아토피를 걱정하는 주부들에게는 직접 비누를 만들어보게 한다"며 "아이 몸에 꼭 맞는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는다는 걸 믿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수제비누 경쟁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하지만 인사동비솝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예술문화명인으로서 신 대표만이 가진 노하우 덕분이다.
"방부제, 계면활성제 대신 식물성 오일과 첨가물이 들어가야 해요. 수제비누는 기본적으로 4주 이상 건조를 시켜야 해서 온도나 배합 비율이 굉장히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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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의 말대로 입소문은 무서웠다. 2014년 그가 다녔던 중견 제약사가 영유아 피부 관리 제품 협업을 제안했다. 신 대표는 "마케팅에 문제가 생기면서 성과가 좋지 않았지만 효과만큼은 인정받아 다른 제약회사와도 꾸준히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부터는 유명 패션 브랜드에 수제비누를 납품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해외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뽀로로 캐릭터 라이선스를 얻고 2014년 11월부터 중국 수출을 준비했어요. 2015년에는 제품 생산에 들어갔죠. 그런데 지난해 정부의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위생허가 절차가 굉장히 까다로워져서 이제야 막바지에 접어들었어요. 올해 베트남 진출도 도전할 예정입니다."

신 대표는 여성 창업을 위한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경력단절여성들을 대상으로 성공과 실패를 모두 담은 창업 스토리를 들려주고 수제비누 노하우도 전수 중이다. 신 대표는 "뒤돌아보면 나에게도 멘토가 필요한 순간들이 많았다"며 "여성 창업자들이 길을 헤매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올해 취약계층 여성자립지원 프로젝트 '뷰티풀 라이프' 구성원들과 함께 공동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융합디자인 학부생들의 디자인 기부도 이미 받아놓았다. 신 대표는 "사회적 활동 역시 인사동비솝 성장의 힘"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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