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연간 영업익 7조원…화학 빅3 연간 영업익 5조원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경기 침체에도 올 한해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은 '나 홀로 호황'을 누렸다.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는 사상 최대 연간 7조원 영업이익을, 석유화학 빅3(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도 역시 연간 5조원 영업이익이라는 역사를 새로 쓸 전망이다.
'정제마진 회복ㆍ재고평가 이익ㆍ화학마진 상승'는 정유업계 빅 4가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전망하는 3대 키워드다. 정유 4사는 이들 3대 요인 덕분에 올해 연간 영업이익 7조원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 11월 말 석유수출국기구가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한 이후,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이익'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말 배럴당 44.12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26일 현재 51.95달러까지 올랐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은 '시차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유업체가 원유를 들여와 정제하는 데에는 한두달 걸리는데, 원유로 휘발유ㆍ경유를 만드는 동안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시세에 맞춰 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다. 한 달 동안 정유4사 모두 원유 재고로 인한 시차 효과로 이익을 낸 것이다.
화학제품의 마진도 올랐다. 인도 신규설비 가동 여파로 국내 정유사들의 주력 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 마진은 지난 3분기(t당 평균 389달러)보다 4분기(364달러)에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벤젠과 부타디엔 등이 초강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벤젠 마진은 t당 241달러→289달러로, 부타디엔은 1061달러→1519달러로 급상승했다.
중국 화학사들의 '석탄 보릿고개'로 국내 화학사들이 반사이익 효과를 누렸다. 중국은 석탄을 원료로 한 석탄분해방식(CTO)으로 석유화학제품의 기본재료인 에틸렌을 생산한다. 그런데 중국이 환경오염 문제로 석탄 생산량을 줄이자 석탄 가격이 치솟으며 중국 에틸렌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에탄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미국 화학사들 역시 원재료가 비싸지자 증설 계획을 취소했다.
세계적으로 에틸렌 공급이 부족해지자 가격이 뛰었다. 에틸렌으로 만드는 PE, PP등 하위 제품군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국내 화학사들은 석유를 기반으로 에틸렌을 생산하는데다, 저유가까지 호재로 작용하며 마진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에 안착했지만 11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이전까지 40달러대를 유지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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