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린 재계가 '경영 정상화'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재계 총수 청문회는 일단 넘겼고, 이제는 특검 등이 남은 상황이지만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과의 문제 등 외부 경제환경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 "글로벌전략회의 예정대로…금리·美中 상황도 예의주시"= 삼성전자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글로벌 전략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인사가 미뤄지며 내부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외부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경영활동까지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기마다 각 사업부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개발 부문 책임자 등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외부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삼성의 사업부 임원들은 미래전략실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트럼프 관련 인맥찾기, 미국과 중국 등 외교적인 이슈와 얽혀 있는 사업 문제 등은 보통 미래전략실 기획팀에서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재로선 많은 역할을 앞장서서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미전실 해체 발언' 이후 전체적인 조직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삼성그룹 관계자는 "검찰 조사는 조사대로 받되, 각종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며 "덩치가 큰 기업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대외 이슈는 챙겨 지침을 내려준 경우가 많았는데 이 부분이 차질을 빚고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에도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임형규 ICT위원장,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사장 겸임), 김형건 종합화학 사장 등을 이끌고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북미, 중국 등지를 돌며 글로벌 현장경영에 나섰다.
연임 의사를 밝힌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향방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권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연임 의사를 밝혔고, 이에 따라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가 한달 간 후보 검증작업에 돌입했다. 탄핵 정국으로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기존 CEO의 ‘안정성’이 장점으로 부각되는 반면, 여전히 ‘최순실 리스크’가 잔존해 권 회장의 연임 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해외법인장회의·임원인사·모터쇼 정상화 시동= 매년 12월 말 인사를 단행한 현대차그룹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12월 중순 개최한 해외법인장 회의도 일정에 차질은 없다. 정몽구 회장은 매년 상하반기 60여명의 해외법인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주재해 지역별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하반기에는 연말연시에 맞춰 법인장과 그 가족들을 초청해 위로와 격려를 하는 별도의 행사를 열기도 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은 내달 초 열리는 북미 최대 자동차 전시회이자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2017 북미 국제 오토쇼(NAIASㆍ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가한다. 모터쇼에서는 '2017 북미 올해의 차'의 최종 수상 차종이 발표되는데 현대차의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는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수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LG그룹은 '최순실게이트'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예년과 비슷한 모습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처음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 조성진 LG전자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그룹 신성장사업 지휘자인 구본준 ㈜LG 부회장의 역할을 강화해 사업전반의 전략보고회와 경영회의체를 이끌도록 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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