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들과 만나 변함없는 경제활동을 요청했고 외신에게는 안정적인 정부 운영을 자신했으며, 공직 내부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여기에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어느 나라보다 빨리 극복했다는 자신감도 한 몫 했을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위기 극복' DNA를 거론하기는 국내외 상황이 결코 녹록치 않다.
소비는 급락하고 최근 반짝 반등한 수출도 언제 고꾸라질지 장담할 수 없다. 가계는 빚에 허덕거리며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기업들도 불확실성 탓에 투자를 꺼려하는 처지다. 미국 금리인상과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대외적인 변수도 다가오고 있어 달갑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상황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국회는 경제부총리 선임 문제를 대내외 리스크로부터 한국 경제를 구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아야 한다.
한 달 넘게 '불편한 동거'를 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역할을 매듭지어야 한다.
위기 시에 메시지는 간결해야 하고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면 안된다. 잘 할 것 같은 사람이 아니라 잘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경제사령탑에 올라야 한다.
임 내정자는 현 금융당국 수장으로 향후 경제정책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획재정부 핵심보직을 두루 거쳐 조직 이해도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해운 구조조정, 가계부채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다소 부담이다.
현행 유 부총리 체제가 유지된다면 정책의 연속성은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임기 내내 제기됐던 리더십 부족은 단점으로 남는다. 두 인사의 장단점을 고려해 현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을 국회가 신속히 확정지어야 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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