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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탄핵 이후, '진짜 정치'는 이제부터다

최종수정 2016.12.19 22:51 기사입력 2016.12.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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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권한대행 잠정적 체제에 불과…국회 국정 책임은 막중해져
탄핵 목표 후, 정치권 내전 격화 가능성
야3당, 공조 시험대 올라…여당, 분열 가속화 전망
내년 조기 대선으로 인한 정치권 핵분열 조짐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기·국정 안정화·정치권 새판 짜기…정치권 3대 과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국회가 9일 박근혜 대통령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함에 따라 새로운 정치 상황에 진입했다. 정치권은 정국 안정화, 내년 대선, 새로운 정치 구현 등의 숙제를 안게 됐다.
대한민국은 10월 말부터 사실상 권력 공백 상태였다. 일인자였던 박 대통령이 정치적·도덕적 권위를 상실하면서, 국정은 기능적인 의미에서의 시스템에 의해서만 작동했다. 하지만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특별검사의 수사를 동시에 맞게 됐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 국정을 수습하게 됐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의 권력은 말 그대로 임시적이고 잠정적인 성격을 가진다. 일종의 안정적 관리를 할 수 있을 뿐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대권(大權)을 부여받았다고 할 수가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헌재의 탄핵 심판이 이뤄질 때까지 임시로 국정을 운영할 책임이 있을 뿐이다.

황 권한대행은 박근혜정부 초대법무부장관을 지낸 뒤 국무총리를 맡았다.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황 총리부터 먼저 교체한 뒤에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먼저 탄핵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와 야권의 전략적 판단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향후 정국 운영에 있어 정치권의 책임은 더욱 커졌다. 입법과 행정부 감시는 국회, 집행은 정부라는 종래의 구분법이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9일 오후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국회 본회의장

9일 오후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국회 본회의장


탄핵 직후 야권은 황 권한대행 체제를 지켜보겠다는 뜻을 피력한 상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애초 황 권한대행 역시 교체하고, 내각총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탄핵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는 "(국민은)재벌 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검찰 개혁과 민생 개혁 요구하고 있다. 황 총리 대행체제가 이러한 촛불민심을 제대로 읽는지 지켜보겠다"면서 "민심과 달리 독주하지 않으리라고 일단 기대를 한다"고 말했다. 현 체제를 잠정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책임은 더욱 커졌다. 권한 대행이 가지는 본질적인 권력의 한계뿐 아니라 정치와 국민 역시 잠정적인 현 체제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 정치권은 당분간 대통령이 직무정지가 되더라도 국가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확인하는 데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의 기존 정책 가운데 국민이 반대했던 정책들에 대해 폐기, 수정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교과서 국정화, 한일 위안부 협상, 한일군사정보협정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朴대통령 탄핵 이후, '진짜 정치'는 이제부터다

뿐만 이미 촛불로 높아진 국민의 요구를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목표로 바꿔야 하는 것도 정치권의 책무다. 정치권 누구도 현재의 촛불민심이 단순히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만을 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사회를 보다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를 않고 있다. 결국, 정치권은 이런 시민들의 요구를 국가의 변화동력으로 바꿔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정국 안정화와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이중적 과제를 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정치권이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크다. 우리 정치권이 그렇게 '일'을 잘하는 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탄핵에 성공해 정국 주도권을 쥔 야당은 예전과 확연히 다른 책임을 부여받았다. 종래의 행정부 감시자 역할을 넘어 국정 운영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불안한 흐름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일차적으로 탄핵 과정에서 야3당의 공조는 불신과 반목 속에서 진행됐다. 야권 내부의 상호 불신의 수준은 탄핵이라는 절대명령 속에 감춰져 있을 뿐 이미 심각한 균열이 발생한 상태다. 여당도 계파 간의 첨예한 이견이 확인됐으며, 탄핵 투표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의 분화 조짐 역시 확인된 상태다. 정치 세력 간 갈등과 대결 구도는 더욱 첨예화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빠르면 3월 늦어도 내년 6월에는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점쳐짐에 따라 정치세력간 이합집산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특정 후보를 둘러싼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물론이고, 대안세력을 자처하며 정치권 자체의 지각이 요동치는 일들이 발생할 전망이다. 정치권의 내전인 이미 시작된 것이다.

정국 안정화,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기, 정치권의 새판짜기와 대선이라는 혼재된 정치적 과제들이 정치권에 내려진 숙제다. 어떤 면에서는 탄핵 이후 진짜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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