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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50+성공스토리]62세 퇴직증권맨, 3D프린터 메이커로 '인생 材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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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4세 은퇴자 재출발 지원하는 '서울50플러스 재단'

서울50플러스재단.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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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조기 퇴직이 만연한 시대에 인생을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하는 은퇴자, 50+세대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일자리 부족, 문화의 부재는 물론 집을 나서 일상을 보낼 곳조차 마땅치 않은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서울시 인구의 21.9%(약 219만명)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인구집단임에도 말이다. 그러나 이들은 능력, 의지, 경제력의 삼박자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오랜 사회생활로 다져 온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50+세대가 은퇴 후에도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분야에서 일자리를 얻고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해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가는 현장,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50플러스재단'의 활동을 살펴본다.

서울50플러스재단(대표이사 이경희)은 지난달 다양한 50+세대들의 성공적인 인생이모작 스토리를 발굴해 공유하고 롤 모델로 삼기 위해 '50+스토리 공모전'을 실시했다. 이 공모전에는 다양한 이들이 응모해 성공적 인생 2막의 사례는 물론, 평범한 50+세대들의 문화나 사회참여 활동 이야기를 자유롭게 털어놨다. 수기에서 50+세대들은 지금까지 살아왔던 경험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 보기 위해 어떻게 공부하고 도전했는지, 그래서 자신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설명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이광우(62세)씨는 요즘 투잡을 뛰고 있다. 오전 5시에 기상해 사회적기업에 출근, 네이버에 올라오는 게시글과 댓글을 검수하는 일을 한 후 낮 12시가 넘으면 지인들과 함께 설립한 'ICT 소비 협동조합'에 출근한다. 이 조합은 뜻은 있지만 돈이 없고 작업 환경이 열악한 비영리단체들의 컴퓨터와 네트워크 환경을 정비해 주는 일을 도맡고 있다. 지난 9월에 신길사회복지관, 사랑채요양원, 도심권50+센터, 보현데이케어센터 등의 컴퓨터를 정비했고, 10월에도, 11월에도 매월 7~8곳의 요청을 받아 작업을 했다. 이씨는 "참으로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이 힘들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며 "무엇보다 사무실 멤버인 20대, 30대, 40대와 나이를 잊고 함께 조합에 대해 평등하게 그리고 매일 얘기하며 지내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2014년 여름 25년간 재직하던 증권사를 퇴직한 김성우(62세)씨는 인문계 출신임에도 3D 프린터를 이용한 메이커(1인기업 제작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증권사 퇴사 후 1년 동안 기계에 대한 이해와 설계 및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메이커가 되기 위해 3D 설계 및 프린팅 능력을 배양하고, 3D 프린터 작동원리뿐만 아니라 조립·제작하는 기술을 익혔다. 여러 차례 공모전에 입상했고 레고드론 만들기에 3D 디자이너로 참여해 완성한 제품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그는 현재 서북50플러스센터의 3D 프린팅 관련 커뮤니티에 응모해서 합격해 지난 10월부터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다. 김씨는 "인문계 출신이지만 열정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2009년 말 퇴직한 유장근(64세)씨는 재능을 살려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케이스다. 그는 아내의 권유로 2011년 스페인 산티아고 걷기 여행을 다녀오면서 이제 남은 삶을 남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그 내용을 정리해 책을 출판한 후 서울성모병원에서 호스피스 환자 돌보기,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미술해설사(도슨트), 중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초급 및 중급 중국어 강사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공립학교 영어교사로 16년을 일한 이해견(53세·여)씨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50세를 맞이할 무렵 돌연 인생의 대전환을 결정했다. 수업을 하던 중 "아! 내가 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경쟁에서 이기라는 것뿐이구나"는 생각에 깊은 반성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이씨는 덴마크의 '시험도 없고 경쟁도 없는' 폴크하이스쿨(folkhighschool)이라는 곳을 알게 됐고, 2016년 2월 퇴직을 한 후 3월에 곧바로 덴마크로 향했다. 현재 그는 세계 30여개국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자신을 확장하는 곳인 'IPC'에서 드라마식 수업을 통해 영어를 배우고 있다. 그의 도전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12월14일 이후 덴마크 생활이 끝나면 태국에 있는 퍼머컬처(permaculture)식 농장에 가서 몇 달 살아 볼 작정이다. 이씨는 "어떻게 농사를 짓는 것이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삶을 보장해 주는지 자세히 배워 보고 싶다"며 "지속 가능한 삶으로의 전환에 필요한 인식의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공동체 삶을 통해 실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삶의 모델은 무엇인지도 배워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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