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시끄럽다. 분노한 국민은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외치고 있다. 아울러 대통령에 대한 실망은 안타깝게도 여성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으로 바뀌어 전파되고 있다. 촛불 집회에 모인 성난 시민과 정치인, 언론인과 지식인 할 것 없이 젠더화한 (성별을 반영한)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대한민국의 절반은 여성이고 이미 대학교육 수혜자 비율에서 여학생이 남학생 비율을 넘어섰다. 우리가 이 폭풍우에 대한민국 여성 리더십에 대한 정확한 방향타를 설정하지 못한다면 꿈을 위해 하루하루 매진하고 있는 우리 딸들에게 미래 없는 대한민국을 안겨줄 것이다.
메르켈 총리 외에도 세계적인 기업인 제너럴토머스(GM)의 최고경영자(CEO)인 메리 배라, 페이스북 최고 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 유투브의 CEO 수전 보이치키, 휼렛패커드의 CEO 멕 휘트먼이 각각 5, 7, 8, 9위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재닛 옐런 의장,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각각 3위와 6위였다. 여성이기 이전에 정치, 금융, 경제 분야에서 남녀를 통틀어 최고의 위치에 오른 여성들이다. 우리 또한 가까운 미래에 이 리스트에 우리 선수들의 이름을 올려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본질과는 거리가 먼 여성 또는 여성 리더십에 대한 비하와 혐오에서 한 발짝 떨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현 사태와 여성이란 부분에 대해 엄격한 선을 긋지 않는다면, 촛불을 들고 서 있는 대한민국의 딸들에게 가까운 미래에 잠재적 기회 박탈에 따른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며 고민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 리더들과 우리의 차세대 리더가 될 딸들에게 대한민국은 기회의 땅이 돼야 한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함께 공유해야 하는 핵심가치이다. 따라서 이 가치가 이번 일로 손상 받지 않도록 먼 곳을 바라보며 각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 리더들을 응원하자.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역량 있는 여성 리더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도전의 무대를 제공하자.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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