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공룡' 넷플릭스, 韓 시장 야금야금

넷플릭스 한국 유료 가입자 6만 수준 파악
영화·지상파 콘텐츠 독점 공급 제휴 잇따라
내년 개봉 봉준호 감독 '옥자' 투자
딜라이브 이어 CJ헬로비전과도 제휴 추진
내년부터 본격 성장 전망…토종 기업들 긴장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난 1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세계적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한국 시장에 적지 않은 사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27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한국 유료 가입자 수는 약 6만명으로 파악된다. 한 동영상 콘텐츠 업체 고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올해 1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후 한때 가입자가 8만까지 늘었으나 6만명까지 감소한 뒤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한국 가입자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다만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그 대략적인 숫자가 파악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 초기 호기심에 가입하는 사용자가 크게 늘었으나 한국 콘텐츠 부족으로 가입자가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인기있는 해외 콘텐츠의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해 한국에서 시청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이후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한국 영화를 보강한데 이어 라이선스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성과에 대해 넷플릭스는 "순항하고 있는 중"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와 접촉한 한 국내 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단기간에 가입자를 확 끌어 모으는 것보다는 독점이나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려가면서 점차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 8일 한국 영화 투자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와 곧 개보예정인 '판도라'에 대한 국내 및 해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넷플릭스는 향후 NEW가 배급하는 다른 영화도 추가로 서비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이어 21일 첫 방영된 MBC새 월화 특별기획 드라마 '불야성'에 대한 국내 및 해외 독점 방영권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전액 투자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넷플릭스는 점차 국내 제휴선도 확대하고 있다. 케이블방송사업자 딜라이브는 넷플릭스와 제휴해 OTT(오버더톱) 셋톱박스인 '딜라이브 플러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딜라이브 플러스는 현재까지 약 1만명 가량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넷플릭스는 CJ헬로비전과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내년 OTT 셋톱박스인 '티빙박스'를 출시할 예정인데, 여기에 넷플릭스 앱을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딜라이브에 이어 CJ헬로비전까지 OTT 경쟁에 가세할 경우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 시장의 간을 보았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가입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토종 기업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국판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왓챠플레이는 KT스카이라이프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출시하는 OTT 셋톱박스에 왓챠플레이가 탑재될 예정이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TV에 왓챠 앱을 탑재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며 "겨울 성수기를 대비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