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트 연구팀, 전기식 바이러스 농축기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를 전기를 이용해 포착하는 농축기가 개발됐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처럼 위험한 바이러스 입자를 신속히 감지할 수 있다. 조류독감, 신종플루, 구제역 같은 의료안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응용가능하다. 앞으로 생물학 무기와 테러에 대처할 국방 분야, 공기청정기와 같은 산업 분야, 대기 측정 등 환경 분야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스트(UNIST, 총장 정무영)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의 장재성 교수팀은 '정전기력'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채집하는 장치를 내놓았다. 바이러스 입자가 전하를 띠게 만들어 전기적으로 끌어당기는 '전기식 바이러스 농축기'이다. 이 농축기는 1㎛(미크론, 1㎛는 100만분의1m) 미만의 작은 입자도 효과적으로 채집한다.
이 방식은 지름 1㎛ 미만의 입자부터 채집효율이 떨어진다. 0.3㎛가 되면 채집효율이 50%에 이르고 0.03~0.1㎛의 미세한 입자는 10%도 잡지 못한다. 바이러스 입자가 용액과 충돌할 때 손상될 위험도 있다.
장재성 교수팀이 개발한 농축기는 전기적인 힘으로 잡아당기기 때문에 0.1㎛ 미만의 입자라도 높은 전기 이동도를 가져 효율적 채집이 가능하다. 채집속도가 낮아 바이러스 입자가 용액에 부딪치는 충격도 줄일 수 있다. 이 덕분에 활성(live) 바이러스 농도가 높아져 추후 분석에도 유리하다.
장재성 교수는 "새로운 장치는 전기적 힘으로 부드럽게 끌어당겨 부서지기 쉽고 민감한 바이러스의 채집에도 유리하다"며 "공기를 통한 전염병 예방과 역학조사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저자인 홍성결 UNIST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석박통합과정 연구원은 "농축기 안에 들어가기 전 바이러스 입자들에 전하를 띠게 만들기 위해 간단한 바늘(needle)형 코로나 방전기를 사용했다"며 "원판형 전극의 직경은 2㎝로 후속 작업을 위한 여러 분석용 기판이나 바이오센서 칩을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공학 분야 국제저널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11월호(논문명: Gentle Sampling of Submicrometer Airborne Virus Particles using a Personal Electrostatic Particle Concentrator)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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